구글트렌드(Google Trends)로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여론조사와는 달리 본인이 앞서고 있는 '구글트렌드'를 언급하며 당선을 자신했다. 안 후보는 3일 MBC 서울시장 후보 방송연설에서 "2년 전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는 힐러리 클린턴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구글트렌드만 도널드 트럼프가 앞섰고 결국 트럼프가 당선됐다"며 "(구글트렌드에서) 안철수가 꾸준히 앞서고 있는데, 여러 포털의 트렌드가 모두 같다"고 강조했다. 과연 구글트렌드는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선거 여론을 반영할까?
[검증 대상]
구글트렌드는 선거 여론을 반영할까?
[검증 방식]
구글트렌드는 기간 설정이 가능하다. 언론 노출도를 고려해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31일)을 전후로 한 최근 1주간 구글트렌드를 확인했다.
◇구글트렌드와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곳이 있나?=있다. 현재 6·13 지방선거 대상 지역 중 충남, 서울 송파을, 서울 노원병 지역 등이 해당된다.
충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와 2배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2018.5.30 기준) MBC충북과 대전MBC 등이 조사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승조 더불어 민주당 후보 45.6%,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가 20.3%, 차국환 1% 순 결과가 있었다.(해당 조사는 27일과 28일 충북과 대전, 충남과 세종 4개 지역에서 만19세 이상 남녀 505명에서 1009명을 대상 유무선 면접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4.4%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그러나 구글트렌드 상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양 후보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안 후보의 주장이 맞다면 충남지사에서 당선될 후보는 양 후보가 아닌 이 후보가 돼야 한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인 서울 송파을도 마찬가지다. TBS가 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9일 시행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54.0%,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 19.1%,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 11.0% 순 결과가 있었다. (해당 여론 조사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선거구 거주 19세 이상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40%, 무선전화 60%, 전화면접과 자동응답방식을 병행해 실시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응답률 3.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 후보가 배 후보와 박 후보를 월등히 앞서나가는 여론조사 결과들은 4월부터 일관된 추세를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구글트렌드로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배현진 후보가 박 후보는 물론 최 후보도 압도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안 후보가 구글트렌드를 근거로 서울시장 당선을 주장한다면 송파을 재보선에서는 배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얘기가 된다.
◇지지도는 높은데 구글트렌드 상에서 뒤쳐지는 후보도 있나?=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현재 그렇다.
KBS가 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월 25일~26일 양일간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7%,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는 18.4%,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는 3.5%, 김응호 정의당 후보는 3.1% 순 지지율을 보였다. (해당 여론 조사는 5월 25일, 26일 양일간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응답률 13.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구글 트렌드 상에서는 1위인 박남춘 후보와 2위인 유정복 후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유 후보가 앞선 지점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서울시장이나 서울 송파을 재보선 등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는 지역에 비해 인천시장 선거에 대한 온라인 상 관심이 크지 않아 후보 간 차이도 극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구글트렌드는 지지도와 일치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관심도'의 지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 시점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와 반대인 경우(충남도지사 선거), 압도적인 지지율 차이를 보이지만 구글트렌드 상에서는 격차가 벌어지는 경우가 존재한다(송파을). 또 지지율이 높더라도 구글트렌드 상에서 큰 특징이 없는 지차제도 있다(인천시).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당시 주요 이슈에 따라 검색량이 달라지는 포털 특성상을 고려해 구글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론 조사는 투표권을 가진 만19세 이상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구글트렌드는 아니다. 선거연령, 주민등록 지역을 모두 적용한 자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구글트렌드는 선거 민심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대표성'이 없다"며 "민심을 골고루 분석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트렌드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능숙한 사람들이 키워드를 많이 입력할 것"이라며 "구글트렌드는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이슈를 파악하는 참고자료 정도로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것도 궁금해요]
◇구글트렌드란?=구글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이용자들의 특정 키워드 검색 지수. 최신 트렌드와 데이터, 시각화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기존 여론조사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을 예상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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