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재건축'으로도 10억원 번 '래미안 첼리투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8.06.04 04:14

[재'택'크]일반분양 없어 가구당 부담금 5.4억 불구 한강변 초고층 희소성에 시세 ↑

편집자주 | 다른 동네 집값은 다 오르는데 왜 우리 집만 그대로일까.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생활하기 편하고 향후 가치가 상승할 곳에 장만하는게 좋다. 개별 아파트 단지의 특성과 연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재택(宅)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전략을 도울 것이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동작대교를 타고 한강을 건너다보면 동부이촌동의 낮은 아파트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아파트단지 하나가 눈에 띈다. 최고 높이 56층으로 한강변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인 '래미안 첼리투스'다.

라틴어 '첼리투스'(cǽlĭtus)는 '하늘로부터'라는 뜻으로 이름부터 아파트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초고층 특화 설계로 한강변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재건축 조합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웅장한 외관도 눈길을 끌지만 업계에선 재건축 이후 시세 차익이 큰 것으로도 회자된다. 특히 일반분양이 없이 준공 이후 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1대1 재건축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래미안 첼리투스는 1974년 지어진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했다. 렉스아파트는 460가구 규모로 단지가 작고 가구별 전용면적이 121~127㎡로 넓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합원들은 무리하게 가구수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현재 가구수를 유지하면서 짓는 1대 1 재건축을 택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없어 조합원들의 초기비용부담이 크지만 초고층 랜드마크로 만들어 상품가치를 높임으로써 단점을 상쇄하려 했던 것.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 때문이었다. 한강변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자연성을 회복해 한강경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한강변 '성냥갑 아파트'를 초고층단지로 재건축해 뉴욕이나 홍콩 같은 스카이라인을 만들자는 계획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변 아파트가 부지의 25%를 기부채납하면 줄어든 건축 면적을 용적률 상향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렉스아파트는 25%를 기부채납해 2009년 12월 최고 56층(용적률 329.9%) 3개 동 46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 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일반분양이 없었기에 조합원당 분담금은 무려 5억4000만원에 달했다. 분담금이 상당했지만 관리처분총회를 무사히 통과하고 2011년12월 착공, 2015년7월 공사를 완료했다.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인기자
준공 이후 시세는 급등했다. 조합의 예상대로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공사가 시작된 해인 2011년 렉스아파트 121㎡(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매매가는 9억~12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준공 이후인 2015년 9월에는 124㎡가 20억5000만원(KB부동산 기준)을 찍었고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기준 25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렉스아파트를 10억원에 매입해 준공 직후 20억원에 팔았다면 분담금 5억4000만원을 제외하고도 4억6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계산이다. 최근 시세대로 팔았다면 시세차익은 약 10억원에 달한다.

이촌동의 Y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층, 향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조망이 좋은 곳은 호가가 30억원 가까이 한다"며 "최근에도 실거주 외에 임대 등 투자목적으로 매입하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가 1억원이 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부담금을 통보받자 환수부담금을 줄일 수 있는 1대1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래미안 첼리투스는 한강변 입지와 초고층 프리미엄, 부촌 이미지 등이 더해진 특수성 때문에 이를 다른 단지에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이촌동 B공인중개소는 "사업 초기 과도한 분담금과 층수 배정 문제 등으로 조합원들의 갈등이 상당했다"며 "환수부담금을 줄이자고 1대1 재건축을 하다가 자칫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2. 2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노숙자, 돈벼락 맞았다…"수천만원 돈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