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1.0%…'3% 성장' 전망은 엇갈려(종합)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8.06.01 14:25

수출·설비투자가 성장세 견인, 한은 "견실한 성장세" 평가…2~4분기 성장률 평균 약 0.8%면 연간 3% 성장 가능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0%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해 4분기(-0.2%)보다는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수출과 설비투자가 플러스 전환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전분기 역(逆)성장의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분기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며 "견실한 성장세"라는 평가를 내 놨다. 4~5월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어 현재 경기 상황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무역갈등 가능성과 신흥국 불안, 고용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3% 성장 달성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분기 성장률 1.0%, 수출·설비투자가 견인=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95조6058억원으로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2.8% 각각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연간 3%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지난해는 분기별로 각각 △1분기 1.0% △2분기 0.6% △3분기 1.4% △4분기 -0.2% 성장해 연간으로는 3.1% 성장했다.

1분기 성장세에도 수출과 설비투자의 역할이 컸다. 설비투자는 전분기 0.7% 감소에서 3.4% 증가로 전환했다. 일반기계, 정밀기기 등 기계류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모두 늘었다.

전분기 -5.3%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도 4.4%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 기계류 등 재화 수출이 4.5% 늘어난 데다 비거주자의 국내소비가 늘면서 서비스수출도 3.1%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8% 증가하면서 전분기(-2.3%)보다 개선됐다.

이밖에 민간소비는 승용차, 가전 등 내구재와 가방 등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0.7%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이 늘어 2.2% 증가했다. 2012년 1분기(2.8%) 이후 24분기 만에 최고치다.

경제활동별 성장률은 △제조업 1.6% △서비스업 1.1% △건설업 2.1% △농림어업 6.0%로 각각 집계됐다.

서비스업 성장률은 2013년 2분기(1.2%) 이후 19분기 만에 최고치였다.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개선된 영향이다. 그러나 음식·숙박업의 전기대비 성장률은 -2.8%로 2005년 1분기(-3.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3월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완화됐지만 1분기에는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식자재 값이 높았고 1분기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 탓에 외식이 적었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411조2627억원으로 전기대비 1.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1.2%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8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발표 기자 설명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설비·건설투자 실적,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1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4월 발표됐던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실적이 지난 4월 집계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통상 GDP 속보치와 잠정치 발표 사이에는 한 달 정도의 간격이 있는데, 집계 당시에 확보 가능한 자료가 달라 성장률이 0.1~0.2%포인트 정도 수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가 1.0%포인트, 설비투자가 1.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민간소비는 0.1%포인트 높아졌다. 김영태 국민계정부장은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3% 성장' 가능할까…2~4분기 평균 0.82~0.88% 성장해야=한은과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0%다. 최근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던 만큼 2년 연속 3% 성장 달성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에 따르면 남은 3개 분기 성장률이 평균 0.82~0.88%가 될 경우 올해 3% 성장이 가능하다. 속보치 1.1% 기준으로는 0.77~0.82%만 달성해도 3% 달성이 가능했는데, 1.0%로 하향 조정되면서 남은 분기 더 높은 성장세가 필요하게 됐다.

한은이 보기에 1분기 성장률은 괜찮은 수준이다. 현재까지 지표 상으로 나타난 2분기 상황도 나쁘지 않다. 김 부장은 "전기비 1.0%는 비교적 높은 성장률로, 견실한 성장세로 볼 수 있다"며 "1분기 이후 4~5월 수치도 비교적 괜찮아 경기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월 제조업 생산과 건설기성 등이 전월대비 증가로 전환했고 4월 수출물량지수와 5월 통관 기준 수출 실적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등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드 여파가 해소되면서 중국인 입국자 수 증가율이 3~4월 들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관련 업종에 우호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낙관하기 만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신흥국 금융불안, 고용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서다. 특히 성장세를 견인해 왔던 건설·설비투자의 하반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건설·설비투자 선행지표가 나빠져 하반기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고용 악화와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올해 3% 성장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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