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프리즘]방탄소년단과 배틀그라운드

머니투데이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 2018.05.30 04:00
방탄소년단이 지난 24일 정규 3집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 39'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편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콘텐츠가 전 세계를 홀리고 있다. 하나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새 앨범이고 다른 하나는 토종 온라인 슈팅게임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다.

 BTS는 정규 3집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200’ 차트 1위에 올랐다. 빌보드 메인차트 정상에 선 한국 가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BTS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소셜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 정복도 시간문제다. 미국 포브스의 평가처럼 BTS의 발자취 하나하나가 K팝의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활약도 대단하다. 지난해 3월 미국 PC 온라인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전 세계에 걸쳐 4200만장을 판매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다. 대한민국 국민 수로 따지면 5명 중 4명이 이 게임을 샀다. 92% 이상이 해외에서 팔렸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컸다. 장기 불황에 시달린 PC·PC방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게임방송이 호황기를 맞았다. 이른바 ‘배틀노믹스’ 효과다.

 이들 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은 뭘까. 콘텐츠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BTS와 배틀그라운드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이전의 성공규칙을 따르지 않았다. 유행코드를 좇기보다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가령 BTS의 음반을 보면 기존 아이돌그룹의 흥행공식과 거리가 멀다. 디지털 싱글음반이 대세인 지금 BTS의 음반은 톱니바퀴처럼 수록곡끼리, 또 앨범과 앨범간 서사구조가 맞물린다. 잘 짜인 외주 곡 대신 일곱 멤버 각자의 희망과 고민을 담은 진솔한 음악적 메시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무한반복 연습으로 완성한 ‘칼군무’와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는 지역과 언어를 뛰어넘어 해외 팬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요인이다.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역시 기존 국내에서 없던 장르와 출시 방식을 택했다. ‘배틀로열게임’(최후의 1인까지 싸우는 생존게임)은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외면한 장르다. 소수 취향이라 시장이 턱없이 작다는 이유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개발진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 판단했고 글로벌 시장규모로 보면 도전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었다. 스팀 ‘얼리액세스’ 방식으로 먼저 출시된 것도 국내 게임으론 처음 있는 일이다. 미완성 게임을 선판매하는 방식이다. 게임 완성도를 높이고 입소문으로 해외 유저들을 공략한 비결이다.

 소셜미디어 소통 감각으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BTS는 SNS에 음악활동은 물론 멤버들의 일상사를 실시간 공개하며 팬들과 교감했다. 그들의 팬클럽 ‘아미’는 황무지 같던 북미대륙에서 BTS 바람을 일으킨 일등공신이다. 아미가 곧 BTS였고 BTS가 아미였다. 배틀그라운드는 세계적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주요 소통채널로 활용했다. 트위치는 한달 평균 5억명 이상 시청자가 찾는 게임방송 플랫폼으로, 배틀그라운드는 최대 방송 단골메뉴 중 하나다. 이곳 열혈 시청자들이 게임 구매자가 됐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게임을 하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요소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돌이켜보면 이들 콘텐츠의 대박 신화는 우연이 아니다. 원더걸스, 비, 싸이 등 기존 한류스타들과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형 게임사들의 글로벌 도전이 없었더라면, 그래서 그들의 족적이 쌓이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 역시 지금의 BTS와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자양분이다. 이들 콘텐츠는 다시 차기 K콘텐츠 신화를 잇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제2의 BTS, 배틀그라운드 신화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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