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두려운 폴란드, 미군 주둔비 '2조' 내겠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5.28 13:54

폴란드 국방부 "미군 영구 주둔 필요해"…러시아 크림반도 병합에 다급해져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인 벤 호지스 중장이 지난해 6월 16일 폴란드 오지즈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훈련에 참가한 미군 병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폴란드가 자국 내 미군의 영구 주둔을 위해 2조원이 넘는 돈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군으로 팽창하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공개한 폴란드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폴란드가 미국 정부와 의회에 미군 영구 주둔을 요청하며 기지 건설과 편의시설 건설을 위해 15억~20억달러(약 1조6000억~2조1450억원)를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건냈다"고 전했다.

'폴란드의 미군 영구 주둔 제안'이라는 제목의 제안서에는 미군 주둔 예정지와 군인 수천 명이 머무를 수 있는 규모의 기지 및 병원, 학교 등의 편의시설 건설 계획이 담겼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제안은 폴란드 내 미군의 영구 주둔 필요성을 보여준다"면서 "미국과 폴란드의 연합 군사 시설 건설 및 미군의 유연한 이동을 위한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폴란드에는 지금도 미군이 주둔하지만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 약 4200명 규모의 미군이 지난해 2월부터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과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을 일정 기간 돌아가며 머무른다.

폴란드가 미군 주둔을 희망하는 것은 러시아의 팽창을 막기 위해서다. 폴란드는 원래 러시아의 전신인 옛소련 주도의 군사 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 가맹국이었으나 지난 1999년 헝가리, 체코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다. 폴란드는 이후 벨로루시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서유럽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지만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적으로 병합하면서 군사적 위협을 느껴왔다.


라도슬로 시코르스키 전 폴란드 외교장관은 뉴욕타임스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한 유럽 국가(러시아)가 다른 유럽 국가의 땅을 빼앗았다"면서 "우리를 안심시킬 수 있는 미군은 영국, 스페인은 물론 포르투갈과 그리스에도 주둔하고 있는데 왜 여기(폴란드)는 안되나"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폴란드 정부의 미군 영구 주둔 제안에 대해 "미국과 가까운 안보 관계를 맺고 미군을 주둔시키려는 바르샤바의 오랜 열망을 반영했다"면서도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는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이 껄끄러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데일리콜러도 "폴란드 국방부의 이번 제안이 오는 7월 11일 예정된 NATO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면서 "러시아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고, 폴란드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중요시하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과의 관계가 애매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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