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팀 '핵무기 선(先)반출' 놓고 줄다리기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5.28 12:52

美 20여개 핵탄두 반출 요구, 北 ICBM 반출 역제안 가능성…반출장소도 논란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5.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미정상회담 협상팀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 핵무기의 선(先)반출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8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협의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의 국외 반출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북한은 2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핵무기의 일부 선(先)반출은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제안한 방식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를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이 이 제안에 동의할 경우 북한에 대한 테러 지원국 해제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으로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준 걸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새로운 대안'은 핵물질, ICBM 일부 반출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일부를 먼저 폐기한다면 미국과 북한 간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부 핵무기를 먼저 국외로 반출하는 부분에 대해선 조율이 가능해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반출하는 안을 역제안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없애고 싶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문제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현황을 미국이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관계가 단절됐던 탓에 미 중앙정보국(CIA)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핵무기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면 북한이 사실상 '핵사찰'을 받아야 한다. 앞서 미 CNN 방송은 미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회담 이전에 고위급 대화를 더 진행할 것을 원한다"면서 "미국 전문가들이 모든 핵·탄도미사일 기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핵사찰을 북한이 수용할진 미지수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것까지 자의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요구하겠지만, 북한은 거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어디로 반출할지도 관건이다.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를 얘기했다가 북한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다. 북한으로선 미국에 핵무기를 반출하면 자신들의 핵기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꼴이 된다. 미국에 항복하는 형태로 비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에 핵무기를 반출했던 카자흐스탄이나 우크라이나의 비핵화 모델이 거론되기도 한다. 또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초청된 영국도 후보지 중 하나다.

한편 미 정부 당국자들은 회담 사전협의에서 북한 핵무기의 국외 반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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