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문법' 트럼프 영어… 실력일까 계산일까?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8.05.28 16:06

편지 첨삭해 다시 백악관 보낸 영어교사, 김정은 공개서한은 첨삭놀이까지

한 네티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F 학점을 매겼다. /사진=라이언 쉐필드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북미정상회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윗과 공개서한 등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문법 오류도 너무 많고 어휘력도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12 싱가포르 회담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직후인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I truly believe North Korea…will be a great economic and financial Nation one day"이라고 적었다. 번역하면 ”나는 진실로 북한이 언젠가 위대한 경제국가와 금융국가가 될 것으로 믿는다“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economic and financial Nation’라는 표현은 극히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great economy' 정도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취소통보 서한은 심지어 해외 네티즌들이 '첨삭 놀이'까지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서신에 '기회(opportunity)'처럼 반복되는 단어가 많다"며 "어휘를 늘리라"고 지적했다. 또 어떤 네티즌은 서한에서 “'오로지 중요한 건 그 대화만이다(it is only that dialogue that matters)'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서한에 'F학점'이라고 써서 공유하기도 했다.

이븐 메이슨이 빨간펜으로 첨삭한 백악관 편지. /출처=이븐 메이슨 페이스북
또 뉴욕타임스는 27일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편지를 첨삭한 뒤 다시 백악관으로 보낸 전직 영어교사의 첨삭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한 이븐 메이슨은 지난 2월 플로리다 학교 총기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편지를 보냈고 답신을 받았다. 메이슨은 이 답신에 대해 "문법 검사는 다 한 것이냐"며 “첨삭 펜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메이슨은 "형편없이 작성된 편지"라며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0곳 이상을 색깔 펜으로 덧칠해 백악관으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법과 문장력은 이전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올릴 때마다 틀린 문법을 고쳐주는 트위터 계정(@TrumpGrammar)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형편없는 문법 실력과 문장력은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릴 때 보좌관들이 고의적으로 문법을 틀리고 문장을 짧게 끊어 쓴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지지층이 주로 저학력 노동자층이 많은 것을 감안해 철저한 계산된 작문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지난해 1월 당시 트럼프 당선자에 대해 "그의 맞춤법과 문법은 재앙의 수준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그의 당선을 도왔다"며 "쉬운 언어를 구사할수록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기 쉽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네기멜론대학 언어기술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문법은 11세, 단어 사용은 14세 수준이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어휘력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4.6학년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는 9.7학년 수준이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3. 3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