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히는 '싱가포르 담판'…초고속 '先 조치-後 보상' 관건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8.05.27 16:05

[the300]회담의지 재확인…트럼프 '단계' 수용 후 '선제적 비핵화' 요구하는 듯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핵 협상을 위한 남북미 3국 테이블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3국 정상이 모두 강력한 의지를 서로 확인하면서 다시 동력을 얻었다. 속전속결 '선(先) 조치-후(後) 보상' 등 비핵화 방식에 대한 실무협상이 싱가포르 담판 성사 여부의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갖고 "양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존과) 같은 날짜인 6월12일에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지 불과 3~4일만에 상황이 완벽하게 반전된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재추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됨을 뜻한다. 북미 정상회담이 좌초할 때 부각됐던 '최대한도의 압박'(트럼프 대통령)과 '군사옵션'(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남북미 간 비핵화 협상, 그리고 이어지는 종전선언 및 경제교류가 동북아의 화두가 될 여건이 마련됐다.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확정돼야 북핵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됐음을 의미한다. "시간 낭비는 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도 "의제에 관한 실무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따라서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것인가, 또 성공할 것인가가 달려있다"고 했다.

협상의 핵심은 비핵화 방식이다. 북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법',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일괄타결 빅딜' 사이에서 절충점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물리적 이유'를 언급하며 절충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단계를 초고속으로 이행하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일괄타결'을 달성하는 그림을 구상한다. '만리마 속도전'을 내세운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협상의 여지를 연 만큼, 북측에도 한 발 물러설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비핵화 조치 이후 보상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어느정도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난 다음에 (체제보장 및 경제지원)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선 비핵화'의 수준에 달렸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6개월 내 핵무기의 조기반출, 2년 내 완전한 비핵화 달성 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측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담보'인 핵무기를 급속하게 폐기한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다"며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이 가진 게 뭐가 있나. 오직 핵무력 뿐"이라며 "전재산을 올인하는 상황인데 심각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을 안심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김 위원장을 데리고 나올 수 있는 '보증인' 역할을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만난 것도 이같은 중재 활동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남북 간에는 물밑에서 북미간 상호 불가침 등 북측의 위기감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단 '싱가포르 담판'을 향한 여정은 다시 순항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예정대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며 "압축적인 시간 내에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믿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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