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신재생에너지 협력 방안 준비 착수, 내년 3월 윤곽 나온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 2018.05.27 18:33

북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잠재량 파악·관련 법령 개선 추진…최종 투자 우선순위 선정·파급효과 분석 예정

정부가 북한과 신재생에너지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남북 경제협력에 물꼬가 터지면 원활한 전력 보급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협력이 중요해질거란 판단에서다. 내년 3월쯤 남북 긴장완화 수준에 따른 단기·중기·장기 단계별 협력방안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올해 정책지원사업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북한지역 에너지자립도 향상을 위한 남북 신재생에너지협력방안 수립에 관한 연구' 등이 포함된 13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공고했다. 북한 신재생에너지 협력방안 연구에만 총 7000만원 규모 예산이 투입되며, 오는 7월부터 총 8개월간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북한지역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함께 국내 관련 산업 육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진출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먼저 현황 파악을 위해 북한지역 신재생에너지원별, 지역별 보급잠재량과 경제특구 등 에너지다소비지역 현황을 별도로 분석할 예정이다.

북한지역 진출을 위해 국내법 등 관련 법령 개선도 추진한다. 신재생법, 전기사업법, RPS(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 고시 등 정부법령뿐 아니라 보급사업 지침 등 에너지공공기관 운영 지침과 대외무역법, 개성공업지구법 등 북측 진출 관련 규정도 손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남북간 긴장완화 수준에 따른 단계별 시나리오를 그려나갈 전망이다. 사업성을 예측해 투자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투자재원 소요액 산정과 파급효과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산업부와 에너지공단 및 관련 분야 전문가가 포함된 별도 협의체도 운영할 방침이다.

관련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남북간 긴장이 풀리고 향후 본격적으로 경제협력에 들어갈 경우,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거란 판단이 작용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북한 재생에너지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에너지난 해소를 경제 회생에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로 꼽는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에너지난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2015년 북한 에너지 공급량(870만TOE)은 1990년 공급 규모(2394만6000TOE)의 약 36%에 불과하다.


특히 에너지 집약 산업인 중공업 부문 비중이 높은 북한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난 해소가 절실한 실정이다. 여기에 노후화된 송배전망 사정 때문에 북한은 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재생에네르기(재생에너지) 이용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에는 재생에네르기법을 제정해 재생에너지 개발과 이용을 법적으로 규정해놨다. 중장기 개발을 통해 2044년까지 재생에네르기 발전설비용량을 500만kW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북한의 주요 전력 설비인 수력 발전(446만7000kW, 2015년 기준)을 넘어서는 규모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 생산역량이나 기술적 문제 등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풍력은 자체 제작 능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아직 설계나 설비 제조 능력이 초보적이고 태양광 패널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수준이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재생에너지 공급원 개발에 큰 관심이 있는만큼 관련 분야 협력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민간이나 제3국과의 공동 진출 형태로 진출하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다"며 "남북간 정치적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고 북한 당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낮아 정국과 상관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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