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장 폐기하자 美 회담 취소…한반도 정세 시계제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8.05.25 00:00

[the300]北 비핵화 조치 취했으나 체제안전 보장 안돼…북미 강대강 대치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행사를 진행하며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옮긴 직후 나온 입장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오전 "북미정상회담이 지금은 부적절하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쓴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6월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회담을 무척 고대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북한이 보인 엄청난 분노와 적대감을 고려할 때 이번 만남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4일(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17분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2·3·4번 갱도를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기했다.

북한은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주체107(2018)년 5월24일 핵시험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완전히 페기하는 의식을 진행했다"며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인류의 꿈과 이상이 실현된 자주화된 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세계평화 애호인민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난으로 우려가 있었음에도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예정대로 열린 데 대해 내외신 취재진과 언론으로부터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추후 검증 단계가 남아있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처음으로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전 세계와의 약속을 지켜냈단 의미에서다.


우리 정부 또한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있는 첫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북미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정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입장을 정리 중이다. 북한 또한 직전까지 낸 성명으로 미루어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는 예상치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로 25일 전세계에 타전될 것으로 예고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은 의미가 퇴색되게 됐다. 약속한 대로 '미래의 핵'인 핵실험장을 폐기했으나 '회담 취소'로 체제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강경대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 긴장상태로 흘러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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