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치약 해외직구, 주말은 특급호텔서…'소확행' 소비뜬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8.05.25 04:15

'어른 장난감' 피규어·드론 등 수요도 급증…성능보다 만족감에 무게



직장인 이윤주씨(31·가명)는 한 달에 1~2번은 특급호텔에 투숙한다. 친구들과 주말 일정을 미리 조율해 모바일앱으로 일찍 예약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1인당 10만원 안팎이면 국내 웬만한 특급호텔 수영장과 헬스클럽, 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조식뷔페까지 즐길 수 있다. 이씨는 "스카이라운지나 와인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시즌 패키지나 이벤트 상품을 구하면 로또 맞은 기분"이라며 "적은 비용으로 하루 종일 호텔 시설을 이용하면서 스트레스까지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킹맘 최지나씨(44·가명)는 2~3개월에 한번씩 해외직구 쇼핑몰에서 생리대, 샴푸, 치약 등 생필품을 구입한다. 원래 국산 제품을 썼던 최씨가 수입 생필품에 눈을 뜬 건 지난해부터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이후 국내 여성들의 주문이 폭주했던 영국 유기농 생리대가 시작이었다. 지금은 생리대 뿐 아니라 상당수 생필품을 직구 사이트에서 산다. 최씨는 "가족들이 매일 쓰는 생필품 만큼은 아끼고 싶지 않다"며 "종전에 쓰던 제품보다 다소 비싸지만 만족감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른바 '소확행'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명품가방과 프리미엄 가전 중심이던 해외직구 범위가 소소한 생활용품으로 확대되는가 하면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불리는 피규어·드론 등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운영하는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가 올 1~4월 해외직구 생활용품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7% 증가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생리대가 269%, 보디클렌저 240%, 치약 224%, 칫솔 145%, 샴푸·린스 44% 등으로 조사됐다.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힐링템'으로 입소문이 난 목욕소금 판매량은 무려 350% 늘었다.


신현호 G9 글로벌팀장은 "과거엔 고가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해외 직구를 했다면 최근에는 삶의 질 전반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대중화 된데다 해외직구 플랫폼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피규어·드론·RC카 등을 수집하거나 만화영화·캐릭터 시리즈 등을 구매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일렉트로마트의 올 1~4월 피규어 매출은 17.6%, 드론 19.8%, RC카 11.2% 등을 기록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프라모델(조립식장난감)을 구입하는 대학생 김민수씨(25·가명)는 "프라모델을 조립하는데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4~5시간 걸리는데 완성한 뒤 성취감이 매우 크다"며 "작은 부품과 스티커에 몰입하다 보면 오히려 머리도 맑아진다"고 말했다.

셀프 인테리어, 혼술, 맛집 탐방, 디저트 문화 등도 소확행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성비'가 이슈였지만 올들어 만족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소비시장에서도 다른 누구보다 나 자신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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