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오늘 낮까지 (풍계리 지역이) 맑고 밤에 소나기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상황에 대해 특별히 파악된 게 없다면서도 "북한 발표가 23일부터 25일 사이 진행이었으니 오늘 아니면 내일인데, 이미 기자단이 출발했고 날씨도 맑다고 하니 오늘 (폐기식을) 진행할 확률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진전날 오후 6시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원산 갈마호텔을 떠나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오후 7시쯤 원산역에서 특별열차를 탑승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시내에서 약 42km 떨어진 만탑산(해발 2205m) 계곡 내에 위치하고 있다. 기자단은 원산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풍계리 핵실험장의 시작점인 재덕역에서 하차한 뒤 핵실험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단은 이날 오전 중 풍계리에서 가장 가까운 재덕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원산에서 재덕역까지는 총 416km인데 전용열차의 선로 상태가 안 좋아 시속 35km로 이동시 최소 12시간에서 17시간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4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핵실험장 인근에서 도보로 낮 12시쯤 폐기 의식이 치러지는 관망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핵실험장 폐기는 갱도 내부 여러 곳에 폭약을 설치하고 기폭시켜 무너뜨리는 '폭발'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발표한 공보를 통해 "핵시험장 페기는 핵시험장의 포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무너져서 떨어짐)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 다만 폭발 충격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암반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뜨리는 내폭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취재단은 북한이 마련한 전망대에서 갱도 폭파 과정을 참관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전날까지 우리 취재단에 핵실험장 폐기 행사의 정확한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다만 북측 관계자는 일기 상황이 좋으면 24일 폐기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취재단이 전날 원산 호텔을 떠난 이후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이 진행되더라도 현지 통신 제약으로 인해 정확한 소식은 취재단이 원산 숙소로 돌아오는 25일에야 전해질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