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600주년…현재로 옮겨온 '음악사랑' 성군의 치세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8.05.24 10:48

국립국악원, 세종실록 기록 회례연 공연 26일까지 무대에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 공연


한글 창제의 업적 못지 않게 우리 음악(향악)을 중시했던 세종, 그의 뜻을 받들어 중국의 아악, 당악과 향악 정비, 고유 악기로 조화를 이루게 한 조선의 악성 박연, 중국의 음악을 경시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몇몇 대신과 사관, 여진족 정벌과 북방 4군 개척으로 국경을 평안하게 한 무장 최윤덕.

23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무대, 1433년(세종 15년) 정월 초하루에 열린 회례연(문무백관이 모두 참여하는 잔치로 현재의 시무식과 유사)이 585년의 세월을 두고 현재로 옮겨졌다.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이 세종 즉위 600주년을 기념해 세종실록에 기록된 회례연(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을 무대에 복원한 결과다. 이번 공연은 세종 즉위 당시의 축적된 문화적 역량과 그가 꿈꿨던 문화국가의 이상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과 북한의 핵무기 폐기예고 등 격동하는 한반도와 미국, 중국 등 주변 열강들의 힘겨루기와도 슬며시 겹쳐진다.


당시 세종은 악학별좌인 박연에게 조선 예악의 정리와 악기 정비 등을 지시했고, 박연은 어명을 받은 9년만인 1433년 회례연에서 그 성과를 발표했다.

국악원은 당시 악사와 무용수 400여 명이 출연한 세종조회례연을 재현하기 위해 음악과 무용, 연주 복식 등을 고증해 선보인다. 연주자 100여명이 당시 쓰였던 아악·당악·향악을 들려주며 무용수 71명은 조선 개국과 왕조 융성의 기틀을 놓은 태조와 태종의 업적을 춤사위로 펼쳐낸다. 세종대왕 역은 중견배우 강신일이 맡았다.


24일 공연을 관람할 예정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수성의 지도자이자 성군이었던 세종대왕의 예악사상과 자주정신, 전통문화의 초석을 다진 업적은 문화정책의 좋은 귀감”이라며 “왕과 신하가 정책을 논하고 우의와 정을 나누었던 회례연은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고 축사를 통해 밝혔다.

공연을 마련한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세밀한 고증을 거쳐 완성한 궁중음악과 무대는 당시 궁중의 품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국악원은 앞으로도 전통음악을 올곧게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해설을 맡은 국립국악원 김희선 국악연구실장은 “세종의 음악사적 업적을 돌아보고 문화적 자주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의지와 창조적이며 혁신적이었던 문화정신이 오늘에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평일 공연은 오후 8시, 주말 공연은 오후 3시에 열린다.

1시간30여분의 공연시간 동안 무대 위 대신들은 여러차례 관객석쪽에 마련된 옥좌에 앉은 세종대왕에게 술을 올린다. 또 공연을 마치고서는 절(국궁사배)을 올린다. 즉위 600년이 흐른 현재, 세종이 귀히 여기고 섬기고자 했던 백성들은 세종의 소망대로 한결같은 섬김을 받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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