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말 많았던 LED 중기적합업종 지정에서 해제까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8.05.24 16:04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⑤2011년 중기적합업종에 선정…필립스·오스람 등 외국계 배만 불려

편집자주 | 전구의 발명은 인류를 어둠에서 해방시켰다. 1892년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의 백열전구의 대량생산은 인류에게 밤을 사라지게 했다. 이제는 백열전구가 한세기 넘어 LED(발광다이오드)로 진화했고, 이 LED는 다시 조명을 넘어 농업, 의료, 헬스케어 등 변화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은 대기업이 못하던 사업이었다. 2015년까지는 그랬다.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묶이면서다.

중소기업적합업종(이하 적합업종)이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 등을 초래한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역할 분담 기준을 제시하고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에 지정 신청이 들어오면 실태조사와 동반위 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이 결정된다.

동반위는 일부 중소기업 등으로부터의 신청을 받아들여 2011년 11월 제조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2차로 발표하면서 'LED 조명 등기구'를 포함시켰다. 즉 LED 조명 기구에 대해 대기업은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당시 동반위는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 가능제품(벌브형 LED, MR, PAR 3개 품목)에만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 제품(직관형 LED, 가로등,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및 경관조명 장치 등 7개 품목)에 주력토록 했다.

또한 선정과정에 대해 "품목별 산업현황을 고려해 산업영역에 있어 대·중소기업간 역할 분담과 상호 역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동반위의 이같은 결정에 업계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일부 중소기업은 결정에 환영한 반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LED 업계는 당시 조명시장의 60% 가량을 이미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반위 결정대로라면 새로운 조명 분야인 LED 조명에서는 외국계업체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도 적용결과 기대와 달리 공공 시장에서는 일부 중소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거나 소매시장에서는 외국계, 혹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비판이었다.

한 LED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 나가서 경쟁하라는 취지로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됐던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서 이력을 제대로 쌓을 수 없었던 대기업이 해외 LED 시장에서도 판매가 어려웠던 탓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 사업을 접고 돌아오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2010년 약 1조원을 투자해 경기 파주에 LED 공장을 지었지만 이듬해 LED가 적합업종에 묶이는 등의 영향으로 수년 동안 LED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면치 못했다.

동반위는 결국 2015년 1월, LED 조명을 적합업종에서 해제했다. 그 대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자율적으로 'LED 조명기구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해 대기업 독주를 방지하기 위한 제동장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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