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후보 1시간 만에 뽑겠다니…'깜깜이' 논란

뉴스1 제공  | 2018.05.23 18:30

변협, 추천위원들에 명단 공유 안해…"검증 어떻게"
김현 회장 "외압 때문에"…추천위 내부에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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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3.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단 한 번의 회의, 1시간여 논의만으로 '드루킹 특검' 후보자 4명을 선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들조차 현재까지 접수된 후보자가 누가인지도 모르는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변협의 불투명한 후보자 선정 작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3일 변협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 특별검사 후보자 4인을 선정하는 특검후보자추천위원회가 6월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에서 개최된다. 당초 이날 첫 회의가 예정됐지만 특검법 공표 등이 늦어지면서 취소됐다.

변협은 특검후보자추천위원을 확정하고 이들에게 회의 날짜를 이메일로 개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드루킹 특검 후보자 선정작업에 정치권과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변협은 추천위원회 위원 명단을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이 일고 있다.

후보자추천위에 누가 참여하는 지는 지명자인 김현 변협 회장을 비롯한 소수만 공유하고 있다. 선정된 위원들은 변협으로부터 비밀준수를 강하게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11명으로 구성되는 추천위에 변협 임원진이 절반 가량이나 포함됐다는 비판성 보도가 나오자 변협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정확한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마음대로 기사를 쓴 것이고 후보에 대해선 일체 얘기할 수 없다"며 "위원이 밝혀지면 압력을 넣을 것이라 안 밝히는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추천위원들은 현재까지 접수된 후보자 명단도 받아보지 못하는 등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회의가 내달 4일 예정돼있지만 변협은 보안을 이유로 위원들에게도 접수된 추천자 명단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투명하지 못한 깜깜이 후보자 선정 과정이 정치권 등에서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변협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천위원 사이에선 변협이 낙점한 몇몇 인사들의 거수기 역할을 하라는 것이냐는 불만도 나온다.


한 후보자 추천위원은 "위원이니까 회의가 있다고 공지되면 잘 나와달라는 것 외엔 받은 게 없다"며 "다음달 4일에 회의를 연다고는 하는데 원래도 오늘 열기로 했다 무산돼서 정말 열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또 다른 추천위원은 "특검 후보가 30~40명이라고 하는데 누가 올라왔는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세평도 좀 듣고 후보로 적정한지 여론도 들어봐야 하는데 전혀 공유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후보자 선정을 위해 추천위에 주어지는 시간이 1시간여 밖에 안 된다 게 더 큰 문제다. 변협은 추천위원들에게 내달 4일 오후 2시 회의를 열겠다면서 같은날 오후 3시30분 기자회견 일정도 함께 통보했다.

11명으로 구성된 추천위 첫 상견례이자 마지막 회의를 1시간여 만에 마치고 후보자를 확정, 발표한다는 일정인 셈이다. 전체회의 전 추천명단을 뒤늦게 받더라도 추천위원 간 논의에 주어지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변회장을 맡고 있는 한 추천위원은 "특검이라는 국가의 중대사를 짧게 회의하고 결정한다는 얘기를 듣고 답답했다"며 "회장이 임원들과도 상의를 안 하고 있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변협은 지난 21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아 30여명 이상이 자천·타천으로 후보자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민유태 법무법인 민 대표변호사(62·사법연수원 14기)와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58·17기),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53·18기)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후보자로 거론된 이들 대부분은 특검 지명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표 전 대검 강력부장(55·18기)도 추천됐지만 특검법 결격사유인 공무원 퇴직 1년 이내에 해당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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