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모두 '정상회담 재고' 카드…막판 기싸움? 막판 무산?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5.23 13:26

38노스 "北 핵실험장 폐기 행사 잘 진행"·美 국무부선 "北과 조약 체결 가능" 첫 거론…트럼프가 얻어낼 '비핵화' 놓고 '갑론을박'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5.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미 정상회담을 20여 일 앞두고 미국과 북한의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정상회담 재고려'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유효하진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고 미국에선 북한과의 조약 체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며 "6월 12일에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도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일방적인 핵 포기를 강요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선공'을 날렸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김 제1부상 담화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수습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우린 북미 정상회담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린 그곳(싱가포르)에 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북한의 움직임과 미 정부 측의 말을 종합하면 양국의 '정상회담 재고려' 발언은 기 싸움일 가능성이 크다.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1일 찍은 위성사진과 지난 18일 찍은 위성사진을 비교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준비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성사진 속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북쪽과 서쪽 갱도의 폭파 장면을 안전하게 볼 수 있는 관측소가 거의 완공됐다는 점이다. 또 관측소와 연결된 길도 자갈이 깔리는 등 개선된 흔적이 포착됐다.

38노스는 "각 갱도 근처에 목적을 알 수 없는 작은 창고형 건물이 새로 건설됐다"며 "남쪽 갱도 근처 건물은 주변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봐 폭파에 사용할 폭발물이 저장돼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에선 처음으로 북한과 '조약 체결'이 거론됐다. 폼페이오의 두 번째 방북 때 동행했던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미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과 조약(체결)에 매우 열려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가 의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 '조약'을 얘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가 죽음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어떻게 확신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으며 그 문제가 논의의 핵심이었다"고 설명, "두 사람은 매우 훌륭한 회동을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아주 생산적인 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미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사이에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노벨 평화상에 급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적 수준의 비핵화 성과를 내는 정도로 북미 정상회담을 강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는 간단한 선언을 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 있는 결과로 언급되고 있다"고 했다. 비핵화 방식에 있어 북한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선언'만으로 '성공적인 회담'이라 자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 내지 핵무기 실험, 핵무기 수출 중단 약속을 받아내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시작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들버리국제관계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한국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생전에 무기를 제거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2017년이 특히 (북미 갈등으로) 무서웠던 해인 만큼 (핵무기 제거를 위한) 진전을 이룰 가치는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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