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 기관들이 개편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주총에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안 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29일 주총을 예정대로 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있었을 것이고 현대차 입장에선 시간을 좀 늦춰서라도 주주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자산운용사 대표 역시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반대쪽으로 권고안을 내고 있고 국민연금 역시 의견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대차 측이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고 보고 주총을 연기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총을 연기한 현대차그룹이 추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안으로 관측됐다. 우선 개편안을 좀 더 가다듬고 보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기존 구조를 이용해 분할합병을 동시에 하되 합병 비율을 주주들이 원하는 선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존속법인과 분할법인을 둘 다 상장시켜 시장에 공정가치를 평가하도록 맡기는 정도로 개편안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기존 개편안을 버리고 원점에서 재출발할 정도로 정부와의 교감이 있었다고 하면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한 가능성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대한 주총 통과에 문제가 없게 반대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인데 시간을 단축하려면 기존 구조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편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으니 취소한 것인 만큼 이후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며 "그러나 개편안이 나오기 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편안을 둘러싸고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그동안 현대차가 주주들을 다독이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한편으론 주주들이 현재의 개편안에서 제시한 주주가치제고 수준보다 더 큰 것을 원하는 것이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만큼 현대차 입장에선 이 부분을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삼성물산, 롯데 사례를 경험하면서 국내 주주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그 높이에 맞게 주주권익에 친화적인 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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