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8층, 지하 2층의 ‘코워킹 커뮤니티 공간’ 헤이그라운드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씨가 주도해 만든 소셜벤처 사무공간이다. 실제 소유자는 부동산펀드지만 ‘루트임팩트’라는 비영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관리한다. 정씨는 얼마전까지 루트임팩트 대표를 지내다 지난해 CIO(최고정보책임자)로 내려온 뒤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헤이그라운드 입주기업은 100% 소셜벤처다. 약 70%가 수익성을 고려하고 30%는 루트임팩트처럼 비영리를 추구한다. 임대기간은 최소 3개월, 임대료는 1인당 24만~40만원이다. 80여개 기업이 이곳에 상주한다.
입주기업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패턴을 활용, 물건을 제작·판매하는 ‘마리몬드’가 대표적이다. 휴대전화케이스부터 가방, 옷,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이 휴대전화케이스를 쓰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홈리스를 채용해 물류배송을 하는 ‘두손컴퍼니’도 헤이그라운드의 터줏대감이다. ‘일자리를 통한 빈곤 퇴치’가 회사의 목표다. 종이옷걸이 생산을 시작으로 지금은 물류업으로 크게 성장했다.
단기간 아이돌봄 서비스 ‘째깍악어’는 육아 고민을 해소해주는 아이디어 소셜벤처다. 모바일앱을 통해 시간단위로 보육교사나 대학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어린이집 근무경력이 있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의미도 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하나파워온챌린지’에 선정돼 10월까지 보육아 3만시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광나루로변 아인빌딩 일부를 쓰는 소셜캠퍼스온(溫)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사회적기업 상상누리가 관리하는 공간이다. 정부 지원기관이다 보니 다른 곳과 달리 입주자격은 혁신보다 사회적 기여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진흥원의 육성사업을 이수해야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입주비용이 없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1년 뒤 재심사를 통해 2년까지 입주할 수 있다. 현재 입주기업은 65개사다.
이곳 외에도 부산과 전북에 1곳씩 있다. 내년까지 6곳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입주기업은 국제개발 문제인식개선용 게임을 개발하는 ‘겜브리지’, 발달장애인 등이 만드는 천연비누 제작판매사 ‘동구밭’, 도시내 양봉 위탁서비스 ‘어반비즈서울’, 경북 상주 할머니들의 노동력을 활용해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마르코로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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