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부르는 말하기? "목소리를 낮게 내보세요"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이상봉 기자 | 2018.05.22 04:30

[쩐(錢) 레이더]⑤ 신뢰감 높이는 '말' 습관… 중저음으로 천천히

편집자주 | 돈이 모이는 곳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필적학에서는 부자들의 글씨체에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고, 풍수지리학은 복을 부르는 인테리어에 대해 논합니다. 이 외에도 "이런 사람이 돈 벌더라" "돈 이렇게 벌었습니다" 등 '돈 버는 일'에 관한 얘기는 무궁무진하게 쏟아집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돈을 버느냐'이겠지만요.


"낮은 톤으로 쉽게 말하기, 말 잘하는 대통령 오바마와 문재인의 공통점이죠."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3주 앞두고, 유권자의 마음을 흔드는 스피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중 연설로 상대당인 공화당원들의 표심까지 끌어모았다. 뛰어난 스피치가 그를 대통령 당선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스피치는 어떻게 미국 유권자를 사로잡았을까.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라온제나스피치 아카데미를 찾았다. 링컨·처칠·오바마 등 말 잘하는 세계적 지도자들의 이름이 각각 적힌 강의실에는 스탠딩 마이크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스피치 전문가 임유정 대표는 잘 가다듬어진 목소리로 머니투데이 기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임유정 대표가 말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성공 스피치 비결은 △목소리 △속도 △태도다. 임 대표는 "오바마는 응집력 있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한다"며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도록 말의 속도를 청중 호흡에 맞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는 논리와 감성을 조화롭게 이끄는, 즉 친밀감과 전문성이 적절히 공존하는 스피치로 사람의 마음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성공 스피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피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문 대통령 역시 친근한 스피치가 돋보인다"면서 "문 대통령은 낮고 부드러운 톤으로 청중을 중학생이라고 가정하는 듯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성공하는 말하기, 세 가지만 기억하면 돼


스피치 전문가가 말하는 '성공하는 말하기'란.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임 대표는 기업 임원이나 CEO들의 '스피치 선생님'으로도 활동한다. 그는 "말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곧 설득·성공·돈과 직결돼 있다"면서 "몇 가지 기술만 익혀도 성공적인 말하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성공하는 말하기를 배우기 앞서, '대화'와 '스피치'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대화를 할 땐 상대방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춰 소통을 이끌어야 하는 반면 퍼블릭 스피치(public speech)를 할 땐 논리를 내세워 주어진 시간 내 청중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임 대표는 "대화를 할 땐 하인처럼, 퍼블릭 스피치를 할 땐 장군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감성적인 면을 내세우고, 대중 연설을 할 땐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논리를 압축해야 효과적이다.

임 대표는 "돈이 되는 말하기는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 '서서 하는' 스피치"라고 말한다. 주어진 시간에 내용을 압축해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말하기 기술은 크게 세 가지. △목소리 △어미 △보디랭귀지(body language)다.

△목소리: 하이톤(high-tone, 긴장도가 높은)은 만병의 근원. 높은 톤으로 말을 하면 뜻이 왜곡되기 쉬우므로, 목소리 톤은 낮게 내려 말하는 게 좋다. 이때 숨을 들이마신 뒤 배의 근육으로 소리를 밀어내면 소리가 흩어지지 않아 목소리 응집력이 커진다.


△어미: 말 끝이 올라가면 경박스럽다. 말 끝을 내리면 진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줘 신뢰감이 높아진다. 또 여운이 생겨 다음 단어를 말할 때 자연스럽게 속도감이 조절되고, 말이 빨라지지 않는다.

△보디랭귀지: 손을 쓰면 긴장이 풀어져 말이 잘 나온다. 양 손을 가슴 높이에 두면 적절한 때에 손을 사용하기 쉽다. 손은 농구공을 쥔 듯한 모양을 유지하고, 손끝은 하늘을 향해 있는 게 좋다. 손짓은 항상 안에서 바깥을 향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임 대표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 사장님의 국제 박람회 기조연설 교정을 맡은 적이 있다"면서 "말투와 목소리가 지나치게 강해, 톤과 어미를 내리는 연습이 필요했다. 이 훈련을 통해 보다 만족스러운 연설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스피치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여는 '감정대화'




임 대표는 돈과 직결된 말하기는 '서서 하는' 스피치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하기 방식은 '대화'라고 전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보는 곧 돈을 버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공감과 영혼의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게 바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대화는 '감정대화'다. 감정대화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대화다. 임 대표는 "대화로 상대방의 '마음'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며 "감정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은 대화 중 적절한 질문을 던져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할 땐 'why'(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혹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면 감정이 오가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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