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상장' '유령코인' 황당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8.05.18 04:43

해킹 피해로 파산한다더니 돌연 이름바꿔 재영업하기도.."제도권 내 편입해야"

국내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사이트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1위라고 자부하던 업비트와 빗썸에서도 최근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업계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뢰 저하에 따른 가상통화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빗썸은 지난 16일 오후 1시 반쯤 ‘신규 5종 상장 및 이벤트 안내’라는 공지글을 띄운 뒤 이날 오후 7시 반부터 5종의 신규 가상통화를 상장해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된 가상통화는 △텐엑스 △왁스 △파워렛저 △루프링 △기프토 등으로 1000원 미만의 군소 가상통화다.

문제는 상장 시점이다. 빗썸은 이날 ‘팝체인’이라는 가상통화를 상장하려다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오후 12시50분쯤 상장 연기 공지글을 띄우고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팝체인은 팝콘TV와 셀럽TV 등 1인 방송의 디지털 콘텐츠 유통을 위해 개발된 가상통화로 신규 상장에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빗썸이 다른 거래사이트에 상장되지도 않은 신규 가상통화를 세계 최초로 상장시킨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팝체인 상장 계획을 발표한지 하루도 안돼 △2개 계정이 전체 팝체인 91% 보유 △성인방송 운영하는 적자기업이 발행 주관 △빗썸 자회사가 추진 중인 빗썸코인 개발진이 팝체인 개발에 참여 △모네로와 데시 등 다른 가상통화 소스코드 복사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빗썸이 자체 개발한 팝체인을 상장시켜 거액의 차액을 얻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빗썸은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허위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상장을 연기한다며 팝체인 상장을 취소했다. 팝체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해명이나 증거 제시도 없었다. 그리고 40분 뒤 다른 가상통화 5종의 상장을 기습적으로 알리고 6시간 뒤 바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11일에는 업비트가 가상통화를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 전산상으로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유령코인’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거래사이트에서 가상통화를 구매하면 개인 전자지갑에 보관되는데 업비트는 일부 가상통화에 대해선 전자지갑을 만들지 않고 거래내역을 자체 장부에만 기록했다.

국내에서 은행 가상계좌를 발급받고 거래실명제를 시행하는 거래사이트는 단 4곳뿐이다. 이 중 1, 2위 거래사이트에서 신뢰를 훼손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투자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지난달 4일에는 국내 5위권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를 비롯해 임원 4명이 횡령·사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들은 대표나 임원 명의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으로 투자자의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유빗(옛 야피존)이 두 차례의 해킹 사고 후 파산에 이르렀는데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미룬 채 이름만 바꿔 달고 서비스를 재개해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마나 카지노, 복권과 같은 사행산업도 정부의 규제하에 관리되고 있는데 가상통화 시장은 거래실명제 외에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엄연히 가상통화가 거래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규제 사각지대에 그대로 두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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