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선택 주목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8.05.16 11:05

국민연금, 현대모비스 2대주주(지분 9.82%) 영향력...29일 표대결서 "단기투자 or 가치투자" 기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사진=머니투데이DB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권고를 표명하면서, 국민연금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오는 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이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해 기아차(지분율 16.88%)에 이은 2대 주주인데다, 이 의견이 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다.

현재 상황은 외국계 투기자본 엘리엇 및 이들의 반대 논리를 답습하고 있는 국제 의결권 자문사들과, 기업 미래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 투자자들간의 대치 구도로 나뉘어진 모양새다.

현대차그룹 측에서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총 30.17%로, 국민연금이 표 대결에서 우군으로 나선다면 '엘리엇 연합군'에 이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하는 세력의 주축인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 1%대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초 매수해 보유기간도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들은 장기적 투자 효과보다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모비스를 자동차 분야 핵심 기업으로 육성하고, 그룹사 간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 미래 발전을 위한 시너지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재계 저승사자'로 불려 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현대차그룹이 필요한 시점에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구조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국민연금의 선택이 "투기자본 논리를 따르느냐, 아니면 기업의 미래가치를 따르냐"의 양자택일 기로에 서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도 현대모비스 주주들과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현대차그룹 개편안이 재정적 이득임은 분명하다는 게 현대차그룹 주장이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유사한 비율로 각기 보유하고 있어 현대차그룹 개편안에 따른 부의 변동은 거의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운영 수익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국부펀드로서 국내 기간 산업과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책무도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라며 "삼성 합병 문제로 파장을 겪었던 국민연금이 과거의 기억에 매몰돼 투기자본에 경도되는 선택을 내릴 경우 여론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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