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이해한다"고 한 김정은, '맥스선더' 기습 지적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8.05.16 10:35

[the300]文 한미연합훈련 의지 확고…北, 美와 협상 혹은 中 이용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가 실시된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한 전투기 편대가 상공 작전을 펼치고 있다. 2018.05.11. hgryu7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한은 16일 한미연합훈련인 '맥스선더'를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한미연합훈련은 그동안 북핵 협상에서 '뜨거운 감자'와 같았지만, 올해 남북대화 국면에서는 '메인 이슈'가 아니었다. 예상을 하지 못한 기습적인 조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간 신경전이 치열하던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지 않는 한 한미연합훈련에 조정을 줄 계획이 없다는 뜻을 천명했다.

한미연합훈련이 협상의 대상이 아님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한국이 전작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우리가 행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새로운 포맷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양국 간의 연합방위라는 근본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들어 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테이블로 나오자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북한이 더이상 도발하지 않을 경우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뜻을 밝혀달라"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 저를 대신해 그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한미 정상의 합의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은 올림픽 이후인 4월로 조정이 됐고, 대남·대북특사가 번갈아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등 평화 무드가 극대화될 수 있었다.

한미연합훈련 이슈는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길목에선 아예 2선으로 빠졌다. 지난 3월 대북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훈련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김 위원장이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도출된 이후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경제지원' 교환 여부가 우선이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예년 수준의 한미연합훈련 진행'을 용인한 상황에서 안보 이슈는 한 발 물러선 모양새였다. 이번 맥스선더 훈련도 지난 11일부터 진행됐고, 이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와중인 14일에 북측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북측이 다시 한미연합훈련 이슈를 꺼내든 이유는 우선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측은 과거·현재·미래의 핵무기에 대한 비핵화를 강조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의 오크리지(핵-원자력 연구 단지)로 가져갈 것"이라며 대량살상무기(WMD)의 폐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런 미국을 겨냥, 기존의 '경제지원' 외에 한미연합훈련을 언급하며 '비핵화 허들'을 낮추려는 의도일 수 있다.

중국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가능하다.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인 쌍중단(雙中斷),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의 동시 진행이라는 쌍궤병행(雙軌竝行)을 주장한다. 중국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미·중 사이에서 경제적 실익을 최대한 챙기려는 시도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중국을 연달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며 접점을 늘려왔다. 최근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의 경제발전 현황을 둘러보기도 했다.

맥스선더 훈련 자체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예년의 수준"을 벗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맥스선더는 한미 공군이 연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연합훈련이지만, 이번 훈련에는 미 공군의 최고 전략 자산인 F-22 전투기 8대가 처음으로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단 정확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한 후 대응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중지한 데 대해 유감을 밝히고 조속히 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4. 4 커피 하루 2~3잔 여성의 몸에서 생긴 변화…남자는? '글쎄'
  5. 5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