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7일 첫 논의...소상공인 "산입범위 확대론 부족"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18.05.17 07:00

"숙박비·성과급·상여금 등 비중 적어…산입범위 확대로 인건비 부담 해소 안돼"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소상공인의 생존권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가 17일 첫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하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소상공인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별 차등화는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아서다.

16일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는 대부분 일치했다. 최저임금위원회와 여야의 이견이 팽팽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일정 정도의 산입범위 확대는 있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 전문가 태스크포스(TF)도 업종별 차등화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다수의견을 낸 바 있다. 최저임금위 전문가 TF는 저임금 업종의 낙인효과 우려나 차등적용 기준을 세울 수 있는 합리적 통계도 갖춰져있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영계와 야당의 요구사항도 산입범위 조정에만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하지만 소상공인 업계는 TF의 의견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최저임금이 올해처럼 10% 이상 증가할 경우 차등적용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인건비에서 숙박비나 성과급,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만큼 이들은 "산입범위 조정으로는 인건비 부담 해소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문구유통협동조합 관계자는 "문구점에서 숙식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일이 뭐가 있겠냐"며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이 올라 상여금·성과급도 제대로 못 챙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산입범위 확대가 인건비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서울지역 수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도 "대부분 점포들이 경력단절여성 등을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고용하고 있어 시급 외에는 추가로 지급하는 금액이 크지 않다"며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차라리 근로자를 줄이고 내가 더 일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상공인 관련 업종 근로자 수는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음식점이나 주점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수는 2010년 4분기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신규 고용은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와 관련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산입범위 확대로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주휴수당에 대한 부담 정도"라면서도 "숨통은 틀 수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인상률을 낮추거나 숙박·음식점업 등 소상공인들에 대한 최저임금 기준을 차등적용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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