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마샬플랜, 중국 점선면 모델? 베트남 도이머이 모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5.14 16:16

美, 대북 경제보상 방안 윤곽…체제 보장 후 인프라·농업 개발 민자 투입
2차대전 후 유럽 원조한 마셜플랜과 비교…北, 베트남식 개발 나설 수도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미국이 제시할 보상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핵만 포기하면 체제 보장은 물론 대규모 지원으로 경제번영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은 체제는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이나 베트남과 비슷한 길을 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잇달아 나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번영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누릴 것"이라며 "미국은 대북제재를 풀고 민간 자본을 통해 북한의 전력망 확충, 인프라(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농업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ABC와 CNN에 출연해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PVID)'를 전제로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 경제보상책이 '북한판 마셜플랜'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마셜플랜은 2차 세계대전 후 황폐해진 유럽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미국의 원조계획으로 당시 국무장관이던 조지 마셜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북한과 미국이 '빅딜'에 합의하면 북한은 비핵화와 동시에 대규모 개혁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점(도시), 선(해안), 면(대륙)으로 이어지는 단계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편 중국보다 먼저 개방을 선언한 후 내부개혁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룬 베트남의 도이머이(쇄신이라는 뜻) 정책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당시 사회주의경제 정책의 처참한 실패와 국제적인 고립 속에서 국가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도이머이 정책의 성공으로 현재 주목받는 신흥국이 됐다.


베트남은 도이머이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배급제 등 사회주의 경제 제도를 폐지했다. 그러면서 국영기업 경영 자유화와 토지상속권 인정 등을 법제화했다. 미국과는 1995년 국교를 정상화하고 2000년 무역협정까지 체결했다. 도이머이 도입 첫해 79억달러에 불과하던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은 20년 후 270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시장경제 도입으로 양극화 심화와 관료집단의 부패 등의 후유증이 나타났지만, 결과적으로 공산당에 대한 지지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점도 북한에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커스 놀랜드 부소장은 "베트남은 경제개혁 문제에서 북한이 참고할 만한 유일한 나라"라며 "1980년대 소련의 원조가 중단될 당시만 해도 북한과 베트남은 경제 규모가 비슷했지만, 이후 베트남이 경제개혁에 성공하면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북한도 중국식 개혁개방보다는 베트남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2011년 초 중앙당에서 지방당 간부들에게 베트남 개혁개방에 관해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그 이전까지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으로 중국식 개혁개방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베트남 개혁'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베트남식 경제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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