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정 탈퇴' 美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 제재 가능"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5.14 11:09

볼턴 "유럽 기업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 배제 안해"…
WSJ "최고 시나리오는 유럽이 美와 새 핵협정 체결하는 것"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전 미국 대사관 밖에서 이란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탈퇴선언에 반발하며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예고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분쟁을 통해 자국 기업 이익을 수호하는 안과 미국 편에서 이란과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는 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에 대한 제재도 배제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가능하다"며 "이는 다른 국가 정부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유럽 지도자들의 발언에도 유럽 일부 국가는 미국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미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 예고는 유럽을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대(對)이란 제재 해제 이후에도 이란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미국 기업들과 달리 유럽의 상당수 기업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거나 이란과 무역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방 국가들이 사들이는 이란산 원유는 이란의 전체 원유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며,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은 이란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발동하면 당장 이 계획들에 차질이 생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고의 시나리오는 이란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해결될 수준으로 유럽과 미국이 새로운 핵협정을 이란과 체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턴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하기 전까지 이란과 새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럽이 미국과 분쟁을 통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1996년 미국이 쿠바에 대해 제재를 가했을 당시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미국과 분쟁을 벌인 경험이 있다.

한편 핵협정의 당사국인 이란은 미국발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한 외교전에 뛰어들었다.

이날 중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4일 러시아를 거쳐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외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중국과 이란은 기존 핵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일본 NHK는 "중국은 핵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도 이란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계속해오고 있는 만큼 미국이 경제 제재를 재개하면 더욱 존재감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미 경제방송 CNBC는 상대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가까운 영국, 독일, 프랑스의 입장이 나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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