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수요 급증에 세계 항공업계 '조종사 부족' 골머리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05.11 16:11

중국 2035년까지 신규 조종사 11만명 필요, 인도도 매년 16%씩 항공 여행수요 성장…조종사 부족에 몸값 상승, 비행 취소도



중국의 항공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조종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기를 몰 조종사가 없어 비행이 취소되는가 하면 조종사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기업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국제항공 운송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2년까지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 항공 여행 시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 항공 시장은 지난해 13% 성장해 5억4900만명의 여행객이 항공기를 이용했다. 이는 2010년 수치의 두 배다.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은 중국이 2035년까지 11만명의 새로운 항공기 조종사를 필요로 하고, 앞으로 20여년간 7000대의 여객기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항공 여행 수요 급증은 증산층의 증가, 중국 항공사들의 노선 확장, 중국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비자 정책 완화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홍콩 항공 전문 변호사 폴 제벌리는 "중국 항공 시장의 성장은 아마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저가 항공의 성장으로 안 그래도 조종사가 부족한 판에 중국 항공사들이 조종사들을 대거 끌어가면서 다른 항공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매년 항공여행 수요가 16%씩 증가하고 있는 인도도 전 세계적인 조종사 부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9월 조종사 부족으로 2000편의 비행을 취소해야 했고, 에미리츠항공도 최근 125명의 조종사가 부족해 비행기를 운행하지 못하고 세워둬야 했다.

조종사들의 임금 상승도 부담이다. 중국, 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으로 조종사들을 끌어가다 보니 다른 국가의 항공사들도 맞대응 차원에서 임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항공사들의 외국 조종사 채용을 돕고 있는 와싱크인터내셔널의 데이브 로스 사장은 "중국 항공사들이 급격하게 임금을 높이고 있다"면서 "중남미, 유럽의 몇몇 지역 조종사들은 중국에서 기존에 받던 것의 4배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조종사 수급을 위해 해외 비행 학교를 활용하거나 아예 사들이면서 비행 학교 산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5053명에 달한 중국 수습 조종사 중 절반이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다.

제벌리 변호사는 "중국 항공사들은 호주부터 미국, 필리핀, 캐나다까지 외국의 비행 학교를 사들이고 있다"면서 "기존 학교 소유주들은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고 현금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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