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리서치, 1월부터 버블 경고=1월23일 하나금융투자는 '코스닥 바이오와 민스키 모멘토'라는 자료를 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코인(셀트리온+코인)이라는 조소가 여의도를 가득 채우고 있다"며 "셀트리온 그룹주 주가 조정이 코스닥 바이오의 투매와 급락 가능성을 암시하는 전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깊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2016년 12월 '바이오·제약주, 중장기 바닥 확인' 보고서에서 제약 바이오주 상승 시작을 예고했고, 이듬해인 2017년 9월에는 셀트리온이 제약바이오주 선봉장으로 비상할 가능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을 비롯해 바이오주 상승세가 과도한 국면에 이르자 올해 1월 '코스닥 단기 버블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한국 바이오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합당한 자격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기술력과 재무 성과 모두 글로벌 동종 기업에 견줄 수 없다"며 "셀트리온이 SK하이닉스, 현대차, POSCO, KB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업인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4월24일에는 '바이오 바닥은 어디인가'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경우 -15% 수준의 주가 조정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후 2주간 바이오주는 실제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는 "바이오주는 상당한 조정이 이뤄졌으며 추가적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별 옥석을 가릴 때"라고 판단했다.
◇"버블 붕괴되면 고통 클 것"…용감한 애널들=코스닥 바이오주 조정의 신호탄이 된 보고서는 유진투자증권이 4월18일 발간한 '중소형주 시장의 바이오 버블, 시장 건전성 심하게 훼손'이었다.
한병화 스몰캡(중소형주) 연구원은 "다수의 바이오 업체가 기대가 현저히 앞선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고 있다"며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는 반드시 그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증권가에 널리 읽혔고 바이오주 조정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제약 바이오 애널리스트 중에는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이 바이오주의 과도한 급등을 경고했다. 하 연구원은 1958년생으로 국내 애널리스트 가운데 최고령이자 최장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경력을 보유했다.
그는 3월 초 제약바이오주 △주가 상승 강도가 높았다는 점 △주가 상승 기간이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점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해지는 징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종목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일에는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설명할 신약개발 성공 사례가 없고 △바이오주에 대한 피로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 △경쟁 테마(대북수혜주)가 출현한 점을 들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하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인 주가 급등을 경계하자는 취지에서 보고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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