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팀 만들어라"…삼성증권 사태에 증권업계 대응 나서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8.05.08 17:05

시스템 약점 찾아서 개선·직원들 금융사고 예방 교육 및 점검 강화해


삼성증권의 112조원대 유령주 배당 사건이 내부통제 미비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증권업계가 내부통제 개선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금융사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지난달 16일부터 직원 25명으로 구성된 '내부통제 개선 TF'를 운영하고 있다.

이 TF는 삼성증권 주식배당 사고를 계기로 관련 업무 절차와 합병 이후 사업별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점검과 취약점 도출을 위한 '레드팀'의 역할을 한다. 레드팀은 조직 내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팀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현장점검차 찾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증권사들이)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검증하는데 그치지 말고 회사에 레드팀을 운영해 시스템의 허점을 찾고 방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B증권은 TF를 통해 도출된 취약점을 업무지원, IT, 컴플라이언스 부서 등이 협업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만들어 개선할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시스템과 매뉴얼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삼성증권 사건을 계기로 더욱 선진화되고 효율적인 내부통제 수준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IT본부가 주축이 돼 각종 보완책을 추가했다. 우리사주조합 현금 배당은 은행 이체 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예탁결제원의 권리장부상 명부와 주식 수 등 배당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를 추가해 이중 확인토록 했다.


예탁원 자료와 차이가 있으면 내부 화면상에서 이상 신호가 뜬다. 또 주식배당 명부 관리를 하는 인사지원부와 실제 입고를 하는 결제업무부가 분리돼 있지만 양쪽 부서에서 결재를 상호 확인하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컴플라이언스 본부 주도로 주식 입출고 관련 시스템과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 현장 점검 후 필요하다면 '레드팀' 운영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부터 6월 1일까지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는 한국투자증권은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받게 된다.

대신증권은 이달부터 매월 1회 '컴플라이언스 데이'를 새롭게 시행한다. 금융사고 예방 취지의 공문 발송과 방송 교육을 진행한다. 각 부서와 영업점 직원들은 각자 본인이 지켜야 할 내·외규와 어겼을 경우 제재 등을 확인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재발방지를 위해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 증권사에 대해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 들어간다. 검사 결과를 종합해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증권회사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다음 달 중에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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