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덩칫값 못하는 전셋값 매머드급 단지 성장통'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8.05.12 09:00

[생생부동산]최고 35층 84개동 9510가구... 입주 후 물량 소화땐 시세 상승 기대

송파 헬리오시티 현장 전경
#서울 송파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송파 일대 전셋값이 2억~3억원씩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새로 구해야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헬리오시티는 올해 초 전세 매물로 내놨지만, 여지껏 문의 전화가 없다.

집주인도 세입자가 구해지더라도 떨어진 전셋값만큼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처지다. 김씨는 "정 안되면 부모님과 합치거나 친지들에게 빌려서라도 부족한 잔금을 융통하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매머드급 대단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사진)가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는 외관공사를 거의 마치고 현재 내부공사에 돌입했다. 입주가 6개월이나 남았지만 전세로 나와 있는 매물만 160가구 이상 쌓여 있다.
 
헬리오시티는 인근 송파구는 물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전세 세입자들의 내집 마련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전용면적 39.1~150.09㎡의 다양한 평형을 갖췄고 최고 35층, 84개동, 9510가구 규모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3개 대형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다.
 
규모가 큰 만큼 편의시설은 우수하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탁구장은 물론 6개 레인을 보유한 실내수영장도 들어선다. 도서관 6개, 보육시설 7개, 게스트하우스 17실 등 편의시설 규모도 다른 단지를 압도한다. 단지 내부에 공원시설과 가락초, 가락일초, 가락일중 등 학교도 조성된다.
 
서울지하철 8호선 송파역 역세권 입지로 단지 맞은편에는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인 가락수산·과일·농수산물시장 등이 자리한다. SRT(수서발고속철도) 개통과 문정법조타운 조성, 석촌역 9호선 개통 예정 등 인근 지역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입주가 마무리되면 단지는 송파구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대단지로 시세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 소요되는 입주기간에 전월세 매물이 소화되는 사이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강남3구는 물론 인근 강동구, 위례신도시 등지에서 전셋값이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등 ‘역전세난’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송파구 가락동 A부동산중개업자는 “전세매물이 쌓이면서 잔금을 치를 여유가 없는 집주인들은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동원하거나 부모님과 합가해 부족한 돈을 마련하겠다는 분이 많다”며 “입주만 마무리되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 최대한 잔금을 맞춰놓은 상태에서 팔지 않고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헬리오시티 전세가는 물량공세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전용 84㎡ 중층 전세는 현재 6억5000만~7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원하는 동, 향, 층을 골라 계약할 수 있다. 수천만 원은 그 자리에서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세입자 ‘우위’ 시장이다. 전용 59㎡ 전세는 5억원대다. 대부분 ‘호가’임을 감안하면 실제 계약은 더 낮은 가격에도 가능하다.
 
강남3구 재건축 이주수요도 아직까지는 물량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오히려 인근 위례신도시 신규입주 물량이 가세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전셋값은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매매가는 보합세다. 전용 84㎡ 중층 매매호가는 14억 중반~16억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용 59㎡ 역시 12억원 후반~14억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정부 규제에도 개발호재와 대단지 가격상승 기대감이 매매가를 떠받친다.
 
송파구 가락동 B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과거 경험을 보면 전셋값이 급락하다가도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복귀하곤 했다”며 “강남 재건축단지들이 하나둘 이주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에는 전세매물이 소화되고 매매가도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싼값에 전세로 입주해도 2년 후에는 가격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세입자 입장에서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매매든 전세든 수요자들은 느긋하다. 내년 초 전세 입주를 계획 중인 한 주민은 “연말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전용 59㎡를 4억원대에 계약할 수 있을 것같다”며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급매물로 나온 집을 매수하기 위한 문의도 꾸준하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시세보다 수천만 원 싼 가격에 급매물을 잡기 위해 연락처를 남기고 대기 중인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집도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다수 집주인은 집값 오름세를 감안하면 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015년 11월 분양 당시 헬리오시티 분양가는 3.3㎡당 평균 2626만원이었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을 정도로 높은 분양가였지만 주택시장 호황기를 거치며 현재 평형별로 분양가 대비 3억~6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아무리 전셋값이 약세라도 전세 시세가 분양가에 근접했기 때문에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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