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앞둔 시즌..그래서 더 아쉬운 류현진의 '부상'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 2018.05.05 08:16
사타구니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류현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이 불의의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전반기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로서는 '에이스'를 잃은 셈이 됐다. 류현진 개인으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FA를 앞둔 시즌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류현진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출장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부상 때문에 조기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2회말 1사 후 투구 도중 다리에 이상이 왔다. 스트레칭을 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지만, 끝내 더 던지지 못했다.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루가 지난 4일 왼쪽 사타구니 근육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근육이 찢어지면서 뼈에서 이탈했다. 심각한 부상이다. 로버츠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스타 휴식기 이후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반기 아웃이다.

청천벽력이 따로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다저스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성적이 말해준다. 애리조나전 등판을 포함해 류현진은 6경기 29⅓이닝,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2를 찍고 있다.

팀 내 선발진 가운데 다승 1위였고, 평균자책점도 '루키' 워커 뷸러(1.80)에 이은 2위였다. 뷸러가 단 2경기만 나섰음을 감안하면, 류현진이 사실상 팀 내 평균자책점도 1위라 할 수 있었다.

세부 스탯도 좋다. 일단 피안타율이 0.154였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류)도 0.88로 좋았다.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를 찍고 있었다. 피출루율 0.235, 피장타율 0.308에 피OPS 0.542도 좋았다.

여기에 9이닝당 탈삼진이 10.92개다. 데뷔 후 한 번도 9이닝당 탈삼진 10개를 넘긴 적이 없었던 류현진이다. 심지어 9개도 넘지 못했다. 반대로 9이닝당 볼넷은 3.03개였다. 지난해 3.20개와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줄었다.

9이닝당 피홈런도 1개 밑으로 내렸다(0.91개). 어깨 및 팔꿈치 부상 이전만큼은 아니어도(2013년 0.70개-2014년 0.47개), 2016년 1.93개, 2017년 1.56개와 비교하면 한결 개선된 수치다.


즉, 류현진은 탈삼진을 많이 뽑으면서, 안타를 적게 맞고 있었고, 볼넷도 어느 정도 잘 제어하고 있었다. 출루도 덜 허용했고, 장타도 덜 맞았다. 확실히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당분간 류현진의 모습을 볼 수가 없게 됐다. 불의의 부상이다.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불운한 사고'였다.

문제는 이후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2018년 시즌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런데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일단 전반기는 보기가 어려워진 모습이다.

다저스는 오는 7월 16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전반기를 마감한다. 7월 18일이 올스타전이며, 후반기 시작은 7월 21일이다. 후반기 경기수를 보면, 7월 12경기, 8월 27경기, 9월 27경기다. 합계 66경기가 된다.

우선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원정 10연전이 예정되어 있다. 밀워키(3연전)-필라델피아(3연전)-애틀랜타(4연전)를 차례로 만난다. 이후 7월 31일부터 밀워키와 후반기 첫 홈 시리즈를 시작한다.

만약 류현진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복귀하고, 5선발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킨다고 가정하면, 후반기에 13번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적인 최대치다.

전반기 6경기에 나섰으니, 2018년 류현진의 등판 횟수는 19번이 된다. 부상으로 한 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6년을 빼면 최소 수치다.

FA를 앞둔 류현진에게는 악재다. 지난 비시즌 유래없는 'FA 한파'가 몰아친 바 있다. 2018년 시즌 후에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기조가 확 바뀔 것이라는 전망 또한 섣부르다. 갈수록 30대 선수에 대한 대우가 박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류현진은 2019년 만 32세가 된다.

류현진으로서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 시즌 초반 페이스가 절정이었다. 커터가 더 강해졌고, 추가한 커브 역시 힘을 내고 있었다. 올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며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최선이었다. 'FA 대박'을 위한 과제였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2013~2014년 최상의 2년을 보낸 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부상에 시달린 선수가 된 모양새다.

물론 후반기 돌아와 단단함을 뽐내면, 시즌 후 좋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오롯이 풀 시즌을 치른 것과 아닌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이번 류현진의 사타구니 부상이 더 아쉬운 이유다. 기세가 좋았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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