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20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에 참석한 중국 91금융의 공동창업자 우원시옹은 "알리바바, 텐센트, 공유자전거, 모바일결제 등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열린 게 급성장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우원시옹과의 일문일답.
- 현재 미국과 중국이 블록체인 특허 건수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누가 최종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는가?
▶미국과 중국은 각각 특허수가 500건에 육박한다. 중국은 인터넷 응용 관련 특허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소비 시장 규모, 기업 수, 산업 등등 새 기술을 응용할 시장이 커 미국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다.
-중국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갑자기 선두 경쟁하는 자리까지 올라서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 시대의 혜택을 봤다. 중국은 핵심기술이나 반도체 칩 생산 능력 등 부족했지만, 인터넷 덕에 알리바바, 텐센트 등 핵심기술이 없어도 되는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창업 붐이 불고 있다. 공유자전거 사업 같이 아이디어만 좋으면 적극 창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인터넷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블록체인 시대도 중국이 혜택을 보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소프트웨어 응용이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이 블록체인 분야에선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앞설 수 있다는 얘긴가?
▶중국의 잠재력이 더 크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미국은 창업 환경이 성숙해진 단계다. 할 사람만 하는 시기에 진입했다. 반면 중국은 누구나 창업에 나서는 무서운 붐이 불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시장이 성숙해 있어 중국처럼 산업 전체를 개조하는 수준의 대공사가 필요 없었다. 중국은 낙후된 모바일 환경을 뜯어고친 지 2~3년 만에 전국민이 모바일 페이를 쓰고 있다. 시중에 현금이 돌아다니지 않을 정도다. 반대로 미국은 모바일 페이가 발달되지 않았다. 이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급격히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실생활에 적용되고 체감하는 부분은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가상통화는 엄격하게 규제한다. 성장에 걸림돌이 되진 않는가?
▶ICO(가상통화공개) 금지는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이나 가상통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투기에 동참했기 때문에 금융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정부가 한 것이다. 블록체인이 기존 산업에 제대로 기여하고, 기존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체계화된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기, 중복개발, 자원낭비 등 문제가 나올 것이다.
중국 정부는 업계의 안정성을 더 추구한다. 두 걸음 나가면 정부가 한 걸음 뒤로 당기는 식이다. 그래서 미국보다 발전 속도는 느릴 수 있다.
정부가 사전에 시장에 적극 개입해 조율하는 건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산업이 안정화되면 ICO 등도 풀릴 것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