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클리오' 시작으로 삼성브랜드 결별 수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8.05.02 05:30

삼성브랜드 사용기간 2년남아, 국내생산 '르노삼성' OEM수입차 '르노' 이원화...클리오 2000만원 초반 가격대 '결과 주목'

르노 클리오/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삼성이 '르노 클리오' 국내 출시를 계기로 삼성 브랜드와의 점진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르노삼성은 프랑스 르노(Renault)의 대표 소형해치백 '클리오(CLIO)'의 사전예약 판매를 1일부터 시작했다. 르노삼성의 올해 유일한 신차다. 국내 생산이 아닌 해외 공장에서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이다.

특히 법인 설립 후 18년 만에 일반차 중 처음으로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그룹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 엠블럼을 그대로 부착하고 나오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클리오를 홍보하면서 '대한민국 첫 번째 르노, 클리오', '120년간 달려온 르노의 열정' 등 르노의 정통성을 부각시킨 문구들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당분간 국내 생산 차량은 르노삼성으로, 해외 수입 차량은 르노 브랜드로 이원화 판매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내수시장에서 '삼성' 브랜드를 지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 르노삼성이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삼성카드가 2대 주주(지분 19.9%)로 남아있는 점 외에 양측간 별다른 교류는 없는 상태다. 사실상 남남이다.

오히려 삼성 브랜드 사용료로 국내 매출의 0.8%를 지급하는 조건이 있어,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해 부담이다. 한차례 계약이 연장되면서 만기는 2020년 7월까지로 약 2년 남았다.

르노 클리오/사진제공=르노삼성

일단 르노삼성은 삼성 브랜드 사용 연장 여부에 대해선 "아직 언급하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5년 말 전국 전시장 SI(Shop Identity)를 삼성을 상징하는 기존 파란색에서, 르노 고유의 색상인 노란색으로 바꾸는 등 브랜드 정책 변화 정황들이 엿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에 르노가 잘 알려지지 않아 삼성 브랜드의 신뢰도가 회사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며 "이제 르노의 인지도도 높아졌고, 젊은 고객들이 '수입차 이미지'를 더 선호해 클리오부터 새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클리오가 한껏 위축된 국내 소형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도 관심사다. 더욱이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려서다.

클리오 가격대는 1990만~235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준중형차급 수준으로, 함께 출시된 현대차 '2018 엑센트'(5도어 1422만~2094만원) 보다 높다.

회사 측은 "국내 출시 모델에 주요 인기 사양들을 기본으로 구성했다"며 "프랑스 현지에서 판매되는 인텐스 트림 및 선택사양 고려 시 약 10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 클리오/사진제공=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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