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뱃속 아이 미리 만나요"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8.05.05 10:21

이상림 길재소프트 대표 세계 첫 태아 초음파 영상 VR로 구현..."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

"이제 집에서도 태아의 움직임을 VR(가상현실)로 볼 수 있습니다. 산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초음파 진단기기 전문업체 길재소프트 이상림 대표(48)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VR피터스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재소프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VR피터스는 병원에서 산모가 입체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태아를 모니터 대신 VR로 보는 제품이다. 지난달에는 병원용에서 가정용으로 확장한 VR 애플리케이션(앱) '피터스 홈 플레이어'도 출시했다.

이 대표는 1995년부터 23년 동안 초음파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진해온 엔지니어다. 그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전자응용과를 졸업한 뒤 현장실습을 나갔던 공장자동화 기업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첫 직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처음 접한 뒤 푹 빠져버렸다”며 “당시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는 C언어 교육기관은 전문대 졸업자 이상만 입학할 수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왔다고 부탁해 겨우 입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아 입체 초음파 동영상을 VR로 구현하는 'VR피터스'를 들고 있는 이상림 길재소프트 대표

6개월의 C언어 교육을 마치고 1995년 입사한 기업이 삼성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이 합자한 삼성GE의료기기였다. 당시 정부가 흑백 초음파 진단기기 수입을 금지하면서 삼성GE의료기기는 국내 보급형 기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초음파로 정밀한 측정을 하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고, 2016년 프리미엄 초음파의 성능에 생산원가를 반으로 줄인 LOGIQ200(로직200)를 출시했다. 로직200은 한국이 글로벌 보급형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는 초석이 됐다.


그는 이후 지멘스, 알피니언 등에서 초음파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하다 2015년 길재소프트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 첫 아이템은 초음파 진단기기 소프트웨어(USOS)였지만 개발 과정에서 'VR피터스'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초음파 영상을 종이박스 VR 기기로 보는데 태아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뱃속 내 아이의 변화를 직접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VR피터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VR피터스'는 초음파 진단기기에 자체 개발한 무선 영상송신기를 연결한 것으로 VR로 태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처음에는 병원용으로 개발됐지만 병원에서 받은 태아 초음파 영상을 가정 VR 기기로도 볼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했다. 이 대표는 "3D틸딩 기술을 적용해 태아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며 "매달 변하는 태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면 산모와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길재소프트는 앞으로 산모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사업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모들에게 출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초음파 영상으로 태아의 발달 정도를 알 수 있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산모들의 데이터가 쌓이면 출산준비용품, 이유식 등 연계할 수 있는 신규사업이 많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국내 유아용품 대기업과 사업제휴도 논의 중이다. 그는 "이미 중국, 태국, 러시아, 헝가리, 두바이 등지에도 샘플을 공급했다”며 “현지 반응도 국내와 같이 관심이 높아 올해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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