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먹는 ‘샐러디’로 소비자들의 영양균형과 몸매관리에 기여할 것입니다.” 평생 다이어트로 고심하는 20대 CEO(최고경영자)가 있다. ‘쉽게 살이 찌는’ 불운한 체질은 저칼로리 건강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스물네살에 샐러드전문점 ‘샐러디’를 창업, 4년여 만에 전국 직영점 및 프랜차이즈 매장을 25곳으로 늘린 이건호 샐러디 대표(29·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의 사업구상은 대학교 2학년 때 미국 여행에서 완성됐다. 미국 내 샐러드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샐러드가 햄버거, 김밥 등 국내 고칼로리 외식메뉴의 대안이 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2013년 10월 서울 선릉역 인근 49.58㎡(15평) 매장에 ‘샐러디’ 1호점을 열면서 창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 대표는 “당시 국내 외식산업 트렌드는 미국과 3~5년차를 두고 따라간다는 말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도 몸매관리 및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국내 샐러드전문점시장을 선점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싸게 파는’ 데 주력했다. 몸매관리에 힘쓰는 20~30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정하고 이들의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창업 전 1년여간 적겨자, 라디키오, 로메인상추, 양상추 등 싸고 가격변동폭이 적은 품종을 선별했고 지인들을 대상으로 품평회를 진행하며 저렴한 건강식을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골라 먹는 재미’도 추구했다. 기본 채소류에 닭가슴살, 연어, 계란, 고구마, 아보카도 등 20여개 토핑과 드레싱 8종 중 일부를 선택해 새로운 메뉴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샐러드를 만들게 하는 ‘커스터마이징’ 전략이었다.
이 대표의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샐러드전문점에 대한 생소함으로 사업 초기 하루 매출이 6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골라 먹는 방식 외에 ‘닭가슴살샐러드’ 등 완성형 제품들을 개발했다. 또 음료와 빵을 추가한 세트메뉴를 선보여 ‘밥 대신 먹는 샐러드’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데 집중했다. 선릉역 일대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개점 6개월 후 하루 매출은 200만원대로 늘었다. 또 ‘커스터마이징’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자신만의 메뉴를 원하는 단골손님도 급증했다.
2016년 6월 시작한 프랜차이즈사업도 순항한다. 핵심전략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불을 써 조리하는 메뉴가 없어 주방기기 등이 불필요하고 초기투자 및 운영비용이 저렴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또 소비자 스스로 메뉴를 조합, 구성하기 때문에 다른 외식매장보다 운영하기도 쉽다. 이 대표는 올들어 전국 매장을 8곳 추가했고 올해 말까지 50호점을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도시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채소를 먹을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샐러디’의 궁극적 목표는 소비자의 식습관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저렴하게 점심을 먹으려고 할 때 햄버거와 김밥 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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