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문학·DMZ 뮤직 페스티벌…남북 문화교류 급물살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8.04.29 14:31

중단된 남북문화교류, 평창올림픽 기점으로 물꼬…판문점 선언 계기로 전방위 교류 확산 기대

지난 27일 평화의 집 북한산 그림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얼어붙었던 남북 문화교류가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기점으로 해빙 분위기에 접어들었다면, 이번 선언을 계기로 문화예술 분야 전방위에 걸친 다양한 교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해 각계각층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안으로는 6·15를 비롯해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해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라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해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우선 지난 2015년 중단됐던 주요 문화사업들의 재개가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달 초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때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북측에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과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재개, '대고려전' 전시 참여 등을 제안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남북 언어학자들이 총 25차례 만나며 계열 어휘 정비와 새 어휘 조사 등 작업을 진행했다. 개성만월대 발굴 작업은 지난 2007년부터 총 7차례 공동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 두 사업 모두 2015년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일시 중단됐는데 이번 선언을 계기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려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에서 발굴한 유물·유적을 전시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교류뿐만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차원에서의 다양한 문학, 전시, 공연 등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28일 진행한 전국문학인제주대회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적극 지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작가회의는 "2005년 평양, 분단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의 문학이 만났던 남북작가대회의 감격을 기억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이번 선언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이 기억을 기반으로 남북 공동어문학을 복원하고 창조적 상상력의 영토를 확장해 통일시대의 문학을 준비할 것"이라며 새로운 말의 길을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또한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결성한 남북한 문학작가 모임 '6·15 민족문학인협회'에서 발간해온 문학잡지 '통일문학'의 재발간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예술인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올 초 방북·방남 공연이 진행된 만큼 공연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행사가 준비 중이다. 오는 6월에는 서울과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이 열린다. 세계에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로 북한 예술단 참여를 추진 중이다.

가을에는 북측 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이뤄질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술계에도 북한 미술 알리기 움직임이 분주하다. 오는 9월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 미술전'이 열린다. 북한미술 전문가로 알려진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전시 기획을 맡아 북한 미술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산수화 등 40여 점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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