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집단소송 첫 승소' 한누리 "이젠 소비자 소송"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8.05.07 05:00

[the L] [제1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수상자 인터뷰]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대표변호사

지난 3월6일 오후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대한민국 법무대상 시상식'에서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들이 송무대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박필서 변호사, 송성현 변호사,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 김주영 대표변호사, 구현주 변호사 /사진=이기범 기자

애플 본사와 한국지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지난 3월말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됐다. 애플이 성능 저하를 초래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피해를 본 한국 고객들이 손해를 물어내라며 낸 소송이다.

원고 수만 해도 6만4000명, 단일 소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소송을 이끄는 곳이 '강소로펌'으로 꼽히는 법무법인 한누리다. 김주영 대표변호사(53·사법연수원 18기)는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공정거래 부문에는 아직 집단소송이 도입되지 않아 일반 공동소송 형식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주력하던 증권소송 뿐 아니라 소비자 분야나 공정거래 부문으로도 활동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누리는 대법관을 지낸 김 대표의 부친 김상원 고문변호사(85·고등고시 8회)와 형 김주현 변호사(56·연수원 17기), 그리고 김 대표 등 3명이 1997년 법률사무소를 세우면서 시작돼 2000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한누리는 주식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원고소송'에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LG그룹·대상그룹·현대증권·대동전자 등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 히트상품'으로 불렸던 바이코리아펀드의 부당운용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의 승리도 한누리의 작품이다. 여러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승소했다.

2005년 증권집단소송이 도입된 지 12년만에 첫번째 투자자 승소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곳도 한누리다. 김 대표를 비롯해 송성현 변호사(41·36기) 박필서 변호사(40·38기) 구현주 변호사(30·변호사시험 4회) 등 4명은 ELS(주가연계증권) 헤지운용을 맡은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증권집단소송을 승소로 이끈 공로로 '제1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송무대상을 수상했다.

전체 변호사 수가 10명 뿐인 '부티크' 로펌이 이런 굵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김 대표는 "소송 전 단계에 소요되는 비용을 한누리가 전부 대고, 고객들로부터는 착수금을 받지 않고 성공보수만 받는 미국식 관행을 도입했다"며 "고객이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만 변호사도 이익을 얻도록 함으로써 고객과 변호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방식을 유지하려면 볼과 스트라이크를 잘 가려낼 수 있는 선구안이 중요하다"며 "한누리는 20년간 원고소송을 진행하며 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상당한 노하우를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폭스바겐의 연비조작 손해배상 소송이나 애플의 성능저하 업데이트 피해자 소송 등 소비자를 대리하는 글로벌 사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 독과점, 증권 등의 분야에서 미국 등 해외 로펌과의 글로벌 협업을 통한 사건 수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필
김주영 대표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하고 1992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한누리의 전신에 해당하는 법률사무소를 개설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소액주주 등 원고들을 대리하는 증권소송을 주로 맡아왔다. 저서로 '개미들의 변호사, 배짱기업과 맞장뜨다'(2014년 문학동네) 등이 있다.

송성현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36기로 수료하고 법무법인 지평지성 등을 거쳐 2011년 한누리에 합류했다. 자본시장법 부문에서 선도적 판례를 다수 이끌어 내는 등 금융·증권·회사법 등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필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38기로 수료하고 법무법인 디지탈 등을 거쳐 2011년부터 한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변리사, 세무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분식회계나 시세조정,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 등 증권·금융부문 피해자를 대리하는 소송을 주로 맡아 왔다.

구현주 변호사는 변호사시험 4회에 합격한 뒤 법무법인 지향을 거쳐 2015년 한누리에 합류했다. 증권·금융 뿐 아니라 일반 민사·형사·가사 등 다양한 소송을 수행해 왔다. 한누리가 진행한 주요 증권집단소송에 다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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