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얼음나라' 남북관계 '불씨' 살려낸 조명균

머니투데이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박소연 기자 | 2018.04.26 14:26

[the300][2018 남북정상회담 어벤저스]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0년 가까이 (남북관계에) 불씨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왕좌의 게임' 북부 얼음나라 같이."

지난 9일 평소 '돌부처'라고 알려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얼음의 동토의 토대 속에서 미약한 불씨를 잘 관리할까라는 측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반전된 남북관계의 해빙기 속에서도 내내 말을 아껴온 그가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조 장관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지냈으며,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했을 정도로 경험이 많다. 이명박정부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생활한 그는 지난해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현할 적임자로 지명돼 일선에 복귀했다.

조 장관은 남북대화와 협력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물꼬를 튼 남북관계를 정상회담까지 이끄는 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1월9일 2년여 만에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군사긴장 완화 등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29일 두 번째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 날짜를 확정짓기도 했다.


특히 첫 고위급회담 당시 회담 막바지 종결회의에서 북측 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남측의 비핵화 언급과 북측의 서해 군 통신선 개통 시점 등과 관련해 강하게 항의하며 긴장을 고조시켰으나, 조 장관은 '상호존중 정신'을 언급하며 시종일관 침착하게 대응해 확전을 막았다.

조 장관은 지난 1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파견을 하루 전날 돌연 중지한다고 통보했을 때도 북측에 공식 항의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했고, 결국 북측 예술단은 예정보다 하루 늦게 방남했다. 당시 말을 아꼈던 그는 지난 9일 "불씨 하나를 토대로, 그걸 살려서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복원한다는 여러 상황을 감안했다"고 회고했다.

어렵게 회복된 남북관계의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한 그의 신중한 태도는 때로 '대북 저자세'란 비판을 불러왔고, 대북특별사절단이 청와대 위주로 꾸려지면서 '통일부 패싱' 논란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성사에 그의 조용하고 묵묵한 조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문제는 유리다루듯 다루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도 부합한다.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 의제분과와 소통홍보분과에 있어 통일부가 중심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첫 고위급회담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선권 위원장의 항의에 의연하게 대응하며 고비를 잘 넘겼기에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된 것"이라며 "북한에서 고위급대표단이 왔을 때 며칠간 귀가하지 않고 24시간 비상대기했고, 드러나지 않는 여러 만남을 통해 북측과 지속적으로 대화와 설득을 하며 공을 세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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