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현대아산, 北 훈풍타고 시총 1조…주가 4배↑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8.04.25 16:08

남북경협 기대감에 두달새 주가 급등…재무건전성·수익성은 여전히 '빨간불'

현대아산이 남북관계 개선 훈풍을 타고 장외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벌써 1조원을 돌파했는데 주가상승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경협 대표기업이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다.

25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에서 현대아산은 5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280.9%다. 지난 2월말까지 1만원대 중반이던 주가가 3월부터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1991억원이다.

현대아산의 최근 주가 급등은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경협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아산은 남북경협 사업이 주력으로, 2006년부터 금강산과 개성의 관광 및 개발 사업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사업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영향에 따른 UN(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남북교류 단절로 모두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남북경협 사업 중단 뒤 국내 건설 사업에 주력하며 새 먹거리를 찾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1267억원으로 전년대비 39.2% 늘었으나 적자는 유지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8억원, 순손실은 37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건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9.2%다. 간접비 및 고정비 등 영향으로 건설사업에서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랫동안 적자가 지속되면서 회사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240억원, 부채비율은 717%다. 부분자본잠식 상태로, K-OTC에서도 이를 사유로 투자유의 기업으로 지정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관계의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현대아산의 수혜 여부는 불확실하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남북경협 사업이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 단기간에 회사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최근 장외시장에서 현대아산에 쏠리는 투자 수요와 주가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시 전문가 사이에서도 남북경협 기대감에 따른 주가 변동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불확실성을 내포한 테마주 성격의 단기 급등일 뿐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상회담에서 어떤 계기를 마련할 경우 획기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남북관계 등 대외 환경은 좋아지고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대북 사업을 통해 현금창출이 일어나는 시점에 대해선 특정하기 어렵다"며 "회사에선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재개가 주요 이슈라고 보는데, 올해 실적에 반영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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