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혈투, 서울시금고 쟁탈전…전산관리가 가른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8.04.25 18:16

출연금·고금리 예금 제시 등 출혈경쟁 불가피…실익없지만 타기관영업 교두보 확보



연 34조원을 관리하는 서울시금고 쟁탈전이 25일 제안서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현재 서울시금고를 담당하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KB국민·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시금고로 지정된다고 실익은 크지 않지만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라는 상징성과 다른 기관 영업의 교두보 확보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오랜 기간 서울시금고를 담당해 전산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반면 새롭게 도전하는 은행들은 이번에 서울시가 ‘수납시스템을 시금고 은행과 분리해 지정한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정하는 장소가 현 장소가 아니라면 우리은행 역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만큼 출발점이 비슷해진다”며 “시금고 변경으로 인한 인수·인계시 기존 은행과 새 은행간 합동 근무를 실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단 점도 서울시의 시금고 교체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시금고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전산시스템 등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5개다.

이중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의 배점이 기존 5점에서 7점으로 높아져 전산시스템 구축이 중요해졌다. 서울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항목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은행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마다 정기예금, 공금예금, 대출금리 등의 격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진이 거의 없는 수준에서 금리가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는 이번에 고정금리인 공금예금 금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월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MMDA(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대한 금리를 조금 더 높게 제시하도록 주문했다.

은행 관계자는 “서울시 입장에선 돈을 MMDA로 운영하는게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인상기에 월 변동금리인 MMDA에 자금을 맡길 경우 은행 입장에선 마진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과 관련해선 출연금 관련 배점이 기존의 5점에서 4점으로 낮아졌지만 부담은 적지 않다. 우리은행은 2014년 서울시금고 계약을 하면서 4년간 1400억원의 출연금을 지원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600억원 수준, 국민은행은 시스템 개발비를 포함해 28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금고 운영시 비용 부담 커 사실상 실익은 없다”며 “다만 시금고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커 상징성이 있는 만큼 타 기관 영업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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