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모비스 합병하라"·현대차그룹株 영향은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반준환 기자 | 2018.04.24 16:48

현대차·모비스 배당확대 기대감 높아지면서 주가 강세, 글로비스는 추이 지켜봐야

현대차그룹과 헤지펀드 엘리엇의 힘겨루기가 계열사들의 주가 차별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면에 따라 투자자들의 셈법이 달라지는데 일단은 현대차현대차우선주, 현대모비스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글로비스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지난 23일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일단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제안이 있고 다음으로는 배당확대와 경영진 변화가 있다.

엘리엇은 이를 '엑셀러레이트 현대'라는 이름으로 제안했는데 '엑셀' 보다는 기존에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재편에 '브레이크'를 걸어 이익을 챙기고 싶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엘리엇은 5월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주총회에서 이를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엘리엇이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엘리엇이 보유한 지분율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합해도 1.5%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의결권은 현대모비스가 총 30.17%(연말기준), 현대글로비스가 51.38%에 달한다.

물론 다른 외국인 주주들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엘리엇 편을 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으나 현재로는 가능성이 낮다는 중론이다.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엘리엇에 동조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엘리엇의 손을 들어준 이들이 거의 없었다.

다만 엘리엇의 경우 '주주환원'이라는 명분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친다는 점이 변수다.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요구를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는 '배당확대' 같은 일부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잉여현금 각 6조원을 특별배당 하고 자사주 소각도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배당성향도 40~50%로 올려달라는 조건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제안 목적은 기존 안에 대한 반대보다는 주주가치제고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변화에 대해 기존안을 유지하되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이사회 변화 같은 엘리엇의 제안에는어느 정도 수긍하는 선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안에는 현대글로비스의 활용방안이 빠져있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 불리하다"며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처럼 배당성향이 크게 올라갈 경우 일차적으로 현대차와 현대차 우선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한 잡음이 아직 남아있지만 현대차와 동일한 주주환원정책이 이뤄진다면 주가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현대차가 기존에 내놓은 지배구조 재편안에 불만이 있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많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반면 현대글로비스 주가전망은 의견이 엇갈린다. 엘리엇의 공략 포인트에서 벗어나 있어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주주친화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낮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현대글로비스가 수익성 높은 현대모비스의 AS부문을 합병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합병 글로비스의 신규사업(차량 공유, 인프라 등) 계획을 추가로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며 "글로비스의 주가 상승은 모비스 주주에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 그룹 전반에는 엘리엇 이슈 탓에 긴장감이 돌고 있으나 주가흐름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24일 증시에서 현대차와 현대차우선주는 전날보다 각각 3000원, 4400원 오른 16만2500원, 9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1500원 하락한 17만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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