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I 춘추전국…美·中 선두경쟁, 유럽 추격 나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04.24 16:38

AI 특허 및 전용 반도체 개발까지 경쟁 치열…유럽, 佛·獨 주도 통합 연구소 설립 추진

미래 핵심 산업인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이 기술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중국이 최근 AI 선도국 미국을 바짝 쫓으며 선두자리를 위협하고 있고, 유럽도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AI 통합 연구소 설립에 나서면서 AI 시장의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AI 기술 선도를 위한 美-中의 치열한 경쟁

세계에서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1960년대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한 미국이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AI 관련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 미국은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브레인 이니셔티브' 정책을 중심으로 AI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0년간 30억달러(약 3조227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브레인 이니셔티브 예산의 80%는 기초연구, 나머지 20%는 AI 기기 개발에 투자된다. 정부와 학계는 AI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상용화는 구글이나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에 맡겨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기간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을 긴장하게 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AI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하는 나라가 됐다. 논문 인용횟수에서도 중국과학원, 칭화대 등 주요 기관들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AI 특허 신청 건수도 2016년 2만9000건 이상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도약했다.

중국 IT 컨설팅회사 아이미디어(iiMedia)에 따르면 중국의 AI 산업 규모는 지난해 50% 넘게 성장하면서 152억1000만위안(약 2조6000억원)에 달했다. 내년에는 344억3000만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AI 발전 로드맵인 '차세대 AI 발전 계획'도 발표했다. 2050년까지 단계별로 1500억달러를 투자해 AI 관련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민간부문의 AI 개발은 3대 IT 회사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중심으로 600여개 스타트업이 담당한다. 이들 회사에 고용된 AI 전문인력만 4만명에 육박한다.

CB인사이트는 "지난해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투자된 152억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이 중국으로 유입됐다"면서 "다만 중국의 AI 기업 대부분은 머신러닝, 드론, 로봇, 자율주행 등 응용 분야에 집중됐으며, 기초기술은 아직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AI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2016년 오바마 정부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면서 "AI 업계를 선도하던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선점 경쟁은 최근 하드웨어로까지 번졌다. AI 발전에 필수적인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반도체 개발에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뛰어든 것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퀄컴, 엔비디아는 물론 최근에는 아마존·페이스북·애플·구글 등 인터넷 기업들의 AI 개발 경쟁도 뜨겁다.

이에 맞서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전용 AI 프로세서 '기린970'을 탑재했으며, 알리바바는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 C-스카이 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고 AI 반도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럽, 통합 연구소 설치로 美·中 추격 계획

미국과 중국에 밀려 변방에 있던 유럽도 AI 전쟁에 가세할 태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의 AI 관련 과학자를 중심으로 유럽인공지능연구소(Ellis)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Ellis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몰락한 유럽의 물리학 재건과 미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됐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 비슷한 사례로, 여러 나라에 분산된 유럽의 AI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한 기관이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은 물론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이스라엘 등이 참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우버에 인수된 AI 스타트업 지오메트릭인텔리전스의 설립자이자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보공학과 교수인 주빈 가흐라마니는 가디언에 "(Ellis 설립은) 유럽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무엇인가 하지 않는다면 유럽의 AI 학계와 산업이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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