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밝힌 MR쇼, 평양 찍고 세계무대로"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8.04.26 04:00

[피플]콘텐츠업계 새바람 일으킨 정해운 닷밀 대표…사람 동작에 반응하는 영상 '미디어 퍼포먼스'로 주목

/정해운 닷밀 대표
2012년 경상북도 칠곡군 한 마을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무대 위에 올라선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깨 춤을 출 때마다 뒤로 보이는 화면 속 영상도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콘텐츠 전문기업 ‘닷밀(.mill)’이 사람의 동작에 반응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미디어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처음 선보인 무대였다. 당시 무대에 올라선 이들과 청중은 열광했다. 이는 6년 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평화협력기원 무대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콘텐츠 업계 이단아로 불린 정해운(34) 대표가 닷밀을 설립하며 “올림픽 무대에서 우리 기술을 선보이겠다”던 약속이 현실화된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개·폐막식 무대 위에서 드론쇼,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동원된 IT(정보기술) 올림픽으로 주목을 받았다. 닷밀이 가상현실(VR)과 현실을 합한 혼합현실(MR) 기법을 녹여 장식한 쇼 역시 전 세계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랜 기간 몰두했던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 일등공신이다. 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MR이라는 용어도 없던 때였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크게 봤다”며 “가상과 현실을 혼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안경 같은 도구 없이 맨눈으로 판타지를 경험하게 해 주고 예술뿐 아니라 일상 영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닷밀이 마을 잔치에서 시작해 올림픽 무대를 장식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 크고 작은 성과들이 디딤돌이 돼줬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언팩 및 론칭 행사, 엠넷(M.net) 뮤직어워드 등 굵직한 행사에서 관중을 사로잡는 ‘쇼’를 기획했다. 업계에서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해보고 싶다면 닷밀로 가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남들이 해 보지 않은, 심지어 뜯어말리는 작업 방식을 고집한 결과”라는 게 정 대표 스스로 내린 평이다. 그는 “당시 우리 같은 업체들은 외주를 받아 영역별로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됐지만,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나오려면 각 분야 전문 인력을 포함해 유기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믿었다”며 “작곡가, 일러스트레이터, 영상 디자이너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한 회사에 모여 작업하면서 일의 효율과 창의성을 동시에 높였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7년 차 스타트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기까지는 정 대표의 뚝심도 한몫했다. 5수 끝에 원하는 학과에 진학한 정 대표는 사회생활, 콘텐츠 업계 입문 모두 남들이 말하는 ‘한참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 ‘될 때까지 한다’는 소신이 뼈 속까지 차 있는 정 대표는 “우리나라를 넘어 미국, 중국으로 뻗어 가는 ‘대기업’이 되고 싶다”며 “팍팍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순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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