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9만75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4% 늘었다. 현대차는 6만7007대, 기아차는 3만548대로 각각 19.5%, 90.8% 급증했다. 전월대비로도 모두 증가세다.
지난해 초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판매 위축이 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한·중 관계가 회복되고 반한 감정이 희석되고 있는 상징적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을 발표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면서 해빙무드가 감돌았다. 게다가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으로 동아시아 외교 관계가 개선되면서, 거시적인 경영 환경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대·기아차는 현지 판매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요 무기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이다.
현대차가 지난 10일 소형 SUV '엔씨노'(국내명 코나)를 내놓은 데 이어 1주일 뒤 곧바로 기아차도 중국 전략형 SUV '신형 스포티지'를 출격시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직접 엔씨노 출시 행사에 나서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차량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5일 언론 공개로 시작하는 '2018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를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베이징은 현대차 중국 합자회사(베이징현대)의 안방이기도 해서다. 그룹 최고위 경영진도 참석해 공을 들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을 최초로 선보이고, 기아차는 중국 전용 SUV인 'QE'와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 공개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위기를 겪었지만 급성장만 해온 상태에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며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데, 올해 중국 시장 목표(현대차 90만대, 기아차 45만대)를 달성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신차 공세를 공격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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