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컴투스, 3년 전 고점 뚫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 2018.04.23 04:00

[종목대해부]대형 게임주 부진 속 컴투스 독보적 상승세…신작 성공하면 디스카운트 요인 사라져

편집자주 |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게임주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컴투스가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가 미뤄진 반면 컴투스는 3분기 기대작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데, 올 들어서만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해 과거 고점을 넘어설 기세다. 만년 저평가돼왔던 모바일게임 선두 업체 컴투스가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1999년 PC게임이 주류일 때 최초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든 업체다. 2G폰이 대다수이던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다. '컴투스 프로야구' 등 다수의 모바일게임 스테디셀러를 발표했으며 2007년 모바일 게임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시 2만원대였던 주가가 한때 3000원선까지 떨어졌으나 2014년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워' 출시 이후 폭등했다. 2014년 1월 2만원대였던 주가는 1년여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하며 19만1558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내놓은 신작이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주가는 10만원 아래까지 밀렸다. 최근 상승세는 3년여 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다.

◇대형 게임주 죽 쑤는데 컴투스, 승승장구=최근 증시에서 게임주 흐름은 좋지 않다. 게임 대장주 넷마블은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30% 넘게 빠졌다. 엔씨소프트역시 '리니지M'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데도 주가는 17% 넘게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884억원, 영업이익 180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104%, 492% 올랐다. 주가부진이 실적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부진 원인을 신작 출시 지연에서 찾았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기대작인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틀어졌다. 아이온과 리니지2M의 시장 공개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출시한 테라M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영향이 있지만, 역시 신작 출시가 지연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컴투스는 기대작 '스카이랜더스 모바일'을 계획대로 7~8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스카이랜더스 모바일은 2011년 액티비전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실제 캐릭터 피규어 완구를 리더기로 인식한 뒤 즐기는 게임인데, 지금까지 누적 35억 달러 이상의 매출과 3억개 이상의 완구 판매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컴투스는 스카이랜더스 모바일에 대한 사내 테스트를 마쳤다.

4분기에는 '서머너즈워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출시도 대기 중이다. 원작인 서머너즈워는 지난해 3월 모바일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대작으로 컴투스 매출의 80%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출시 3년이 지났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를 MMORPG로 개편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게임업체 주가는 신작 기대감과 시장 호응으로 출시 이전에 상승하다가 실제로 출시된 후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꾸준히 신작이 출시되는 게 주가에는 가장 좋은데 컴투스는 이 같은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로 게임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면 매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표가 줄상향, 25만원까지 제시…고점 뚫을까=증권사들은 최근 컴투스 목표가를 높여잡았고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컴투스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 역시 17만원에서 21만원, 키움증권도 18만5000원에서 21만5000원으로 올렸다. 흥국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25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컴투스를 게임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고 키움증권은 차선호주로 점찍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은 신규 게임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구간이며, 이에 따라 신작 모멘텀, 실적 성장 등의 긍정적인 이슈가 컴투스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컴투스에 할인을 적용해왔다. '서머너즈워' 의존도가 과도한 '원게임' 회사라는 판단에서였는데, 신작 출시를 앞두고 이 같은 평가가 수정되고 있다.

권윤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스카이랜더스 모바일과 서머너즈워 MMORPG를 통해 원게임 회사에서 탈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감안, 일본 게임 9개사 PER(주가수익비율) 평균을 이전과 달리 할인 없이 그대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는 신작 기대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올해 실적 기준 PER 13.1배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흥국증권은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원게임 리스크를 보유한 대표적 일본게임사 겅호 또한 최근 자회사 그라비티(지분율 59.3%) 실적개선과 신작 크로노마기아 흥행기대로 밸류에이션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며 목표가를 10만원이나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컴투스의 주가 변곡점은 스카이랜더스 모바일 출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카이랜더스 모바일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다시 예전의 저평가 영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흥행할 경우에는 연말에 출시가 예정된 서머너즈워 MMORPG 기대치가 더욱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13만6100원이던 컴투스 주가는 17만2900원(20일 종가)까지 27%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장중에는 18만8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역대 최고가(19만1582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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