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탈리아 제치고 유로존 3위 경제국 부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8.04.20 14:52

지난해 1인당 GDP 스페인>이탈리아…"이탈리아 정정불안이 구조개혁 막아"

스페인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독일, 프랑스 다음 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3위 경제국이 됐다. 이탈리아가 정정불안과 은행 부실 위기로 고전하는 사이 스페인이 탄탄한 경제 회복세로 순위를 역전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근거로 스페인이 달러 환산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국내총생산)로 지난해 이탈리아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이 약 3만4873달러, 이탈리아는 3만4741달러였다.

IMF는 이 추세가 이어져 향후 5년간 스페인이 이탈리아보다 경제 규모를 7% 더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10년 전에는 이탈리아가 스페인보다 10% 큰 경제를 자랑했다.

IMF는 이탈리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2023년에는 슬로바키아와 체코에도 압도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이탈리아 1인당 GDP(국내총생산) 추이 및 전망치(단위: 구매력평가 기준 달러)/자료=국제통화기금

이탈리아 경제가 흔들리게 된 건 정정불안 탓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를 겪는 동안 기존 정치세력은 경제정책 운용에 실패했다. 특히 이탈리아 금융권의 부실이 가속화하면서 경제난이 가중됐다. 이에 대한 반발로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이 급부상하면서 정정불안을 더 자극했다. 이 결과 이탈리아는 유로존의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 사이 스페인은 유럽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로 부러움을 샀다. 전문가들은 다만 스페인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은 건 2010년대 이후의 일이라고 지적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난 경제 규모가 2%로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주요 유럽 국가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스페인이 경제 규모로 이탈리아를 제친 건 스페인이 잘했다기보다 이탈리아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MF는 그럼에도 이탈리아 경제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장률이 지난해 1.5%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고 올해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정정불안이 경제 회복에 절실한 구조개혁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는 점이다. 마시오 바세티 포커스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오성운동이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지난달 총선 결과를 거론하며 이탈리아의 과감한 구조개혁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봤다. 잠재 성장률 전망이 다른 유럽 나라 수준을 밑돌기 쉽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1997년 IMF의 통계에 드는 나라 가운데 18번째 부유한 나라로 꼽혔지만 지난해 순위는 28위로 떨어졌다. 2023년에는 37위로 더 하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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