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새로운 명물 '겁없는 소녀', 황소상 앞 떠난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8.04.20 07:19

지난해 '세계 여성의날' 하루전 설치된 이후 철거여부 놓고 논란...제작지원업체 "뉴욕시와 협력, 연말까지 NYSE 근처로 이동"

미국 월가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겁없는 소녀상. /AFPBBNews=뉴스1
'겁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 앞을 떠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전한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해 황소상 앞에 설치된 이후 철거여부를 놓고 논란을 겪은지 1년여만이다.

겁없는 소녀상은 지난해 3월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NYSE에서 남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볼링그린 공원에 위치한 황소상 앞에 세워졌다.

1미터 27센티미터 크기의 소녀상은 두 손을 양쪽 허리에 갖다 대고 3미터 35센티미터 높이에 3.2톤 무게를 자랑하는 황소상을 당당히 응시하는 모습을 통해 불평등과 여성차별에 대한 항의를 상징했다. 금융업체인 금융업체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펀드관리 자회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가 제작비를 지원하고, 조각가 크리스틴 비르발이 제작했다.

당초 소년상은 1주일만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뉴욕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월가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았다. 뉴욕시는 이에 따라 올해 2월까지 설치 기한을 연장했다.


소녀상을 영구 존속하자는 뉴욕시민들의 청원이 쏟아졌지만, 황소상을 조각한 디 모디카는 자신의 허락도 없이 소녀상이 설치됐다며 뉴욕시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끈했다. 모디카는 “소녀상은 황소상을 번영의 상징에서 악당으로 바꾸는 광고 술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SSGA는 올해 말까지 소녀상을 이전하기 위해 뉴욕시와 협력하고 있다. SSGA는 "NYSE와 더 가까운 곳으로 소녀상을 이전함으로써 소녀상이 더 많은 기업들이 여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행동에 나서도록 북돋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자본주의와 월가의 상징으로 꼽히는 1987년 증시 폭락 2년 후인 1989년 크리스마스에 NYSE 앞에 무단으로 설치됐다. 증시 폭락으로 의기소침해진 미국인들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뉴욕경찰은 이를 철거했지만 이후 시민들의 요청으로 황소상은 NYSE에서 두 블록 떨어진 현재 위치에 다시 설치됐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