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신뢰' 듀브론트, 기다림은 사치일까

OSEN 제공 | 2018.04.20 05:31
image


[OSEN=조형래 기자] 반전을 기다렸지만, 기다림 끝에는 절망 뿐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에게 기다림은 사치일 뿐일까.


듀브론트는 지난 19일 사직 삼성전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24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5볼넷 1사구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의 기록을 남기며 다시 한 번 패전의 멍에를 썼다. 


올 시즌 5번째 등판에서도 듀브론트는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1회부터 위기를 자초했고 한국 무대를 밟은 뒤로 문제가 됐던 제구력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속구 최고 구속 149km까지 찍었고 나름대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며 있는 힘껏 공을 뿌렸지만 이전 등판들과 다를 바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듀브론트는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전날(18일) 연장 혈투를 펼치며 출혈이 컸던 불펜진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어쩔 수 없던 선택이었다. 내용 상으로는 진작에 강판을 시켜야 됐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마운드를 지키며 억지로 퀄리티 스타트라는 기록을 만들어야 했다. 숱한 위기 속에서 4실점 밖에 안했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였다. 


연봉 100만 달러, 빅리그 경력 31승,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등 그에게 안긴 금액, 그리고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써왔던 커리어 등에 비추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구단이었다. 그러나 금액과 커리어가 결국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그에게 걸었던 기대는 이미 줄어든 지 오래. 그리고 이제는 신뢰마저 추락하고 있다. 그의 등판 날에는 벤치의 운영에서 계산이란 것을 할 수 없어졌다. 외국인 투수의 등판일에는 '오늘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 선수단 사이에서 생기곤 하는데, 이런 투구 내용이면 믿음마저 이제는 더 이상 생기지 않을 법 하다. 팀이 직전 경기에서 연장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간신히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듀브론트는 이 반전 분위기마저 꺾어놓는 'X맨' 역할을 했다.


듀브론트의 다섯 번째 등판일에도 패한 롯데다. 그가 등판했던 5경기 모두 팀은 패했다. 초반부터 흐름을 내줬고, 그 흐름을 다른 선수들이 만회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점수를 쫓아가다가 지쳐 제 풀에 쓰러졌다. 듀브론트가 조기 강판될 때마다 불펜진은 부담을 떠안았다. 결국 선수단 전체에도 악영향을 주고 시즌 초반 레이스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 그리고 벤치가 그에게 맡긴 모습은 사실상 '패전 처리 투수'에 가까웠다. 탈꼴찌와 반전이 필요한 롯데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하지만 고쳐서 쓰기에는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다. 당장 외국인 선수 교체의 뜻은 없다고 밝히는 롯데다. 하지만 이젠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최후의 카드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jhrae@osen.co.kr


베스트 클릭

  1. 1 유재환 수법에 연예인도 당해…임형주 "돈 빌려 달라해서 송금"
  2. 2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3. 3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4. 4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
  5. 5 "현금 10억, 제발 돌려줘요" 인천 길거리서 빼앗긴 돈…재판부에 읍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