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파업권' 확보…엥글 사장 "노조와 밤새워서라도 얘기"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8.04.17 18:44

조합원 찬반투표 거치면 파업 가능…자구안 제출 데드라인은 20일

1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TF 위원장(왼쪽 두번째),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왼쪽 세번째)이 면담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법정관리'냐 '회생'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GM의 노조가 17일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날 한국GM 노사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에 대한 쟁의조정 결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중지는 노사 양측이 입장차가 커 조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국GM 노조는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찬성 결과가 나오면 합법적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노조는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파업권'부터 확보한 노조=한국GM 안팎에서는 노조가 파업권은 확보했지만, 이는 '마지막 협상 카드'로 남겨두고 당장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국GM 관계자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가 부결이 될 수 있다. 회사가 법정관리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파업하자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GM 노조는 투쟁과 협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9차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을 한다.

GM 본사는 20일을 우리 정부에 제출하는 한국GM 자구안의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으며, 임단협 잠정합의(인건비 절감)를 전체적인 자구안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노사는 지난 16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8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회사는 비급여성 인건비 절감안(자녀 학자금 등 포함 연 1000억원 규모)에 대한 잠정 합의를, 노조는 군산공장 고용 문제를 포함한 일괄 타결을 요구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수준이다.


GM은 이번 주 내(20일까지) 노사간 비용절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엥글 사장 "노조와 밤 새워서라도 이야기하겠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평공장에서 노조 집행부와 만나 "법정관리는 파국이나 다름없으니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이날 오후 방한 중인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만나 노사의 조속한 자구안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홍 위원장과 특위 위원인 박찬대·신동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엥글 사장과 만나 "한국GM이 법정관리라는 파국으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 노사가 최선을 다해 원만히 타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홍 위원장이 면담 후 기자들에게 밝혔다.

엥글 사장은 "노동자의 요구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그와 관련해 노조에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내일부터 (노조와) 밤을 새워서라도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한국GM이 680명을 전환 배치할 가능성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머지 부평·창원만 해도 지금 인원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회사가 희망퇴직을 또 한 번 받아본다든지 여러 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전환배치나 공장 재가동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17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한국GM 조기 정상화 및 인천경제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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