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광폭행보 2주일, 무엇을 남겼나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 2018.04.17 17:11

김기식, 사퇴 날까지 광폭행보..저축은행 문제·금감원 조직 혁신 등 업무추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역대 최단기라는 불명예를 안고 떠났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진행했던 업무의 몇 가지 결과는 멀지 않은 시간 국민들께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 전 원장은 취임 후 2주일간 광폭행보를 보이며 많은 일을 시도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업무 과제들이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일 취임 후 16일 사퇴하는 날까지 내부회의와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저축은행 고금리대출 문제 해소, 금감원 내부 혁신 등이 대표적이다.

김 전 원장은 첫 공식 일정이었던 취임식에서 '약탈적 대출'이란 표현을 써가며 금융권 일각의 고금리대출 문제를 겨냥했다. 그리고 지난 9일 부원장회의에서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고금리대출 문제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16일엔 저축은행 사장들을 소집해 "고금리대출이 많거나 금리산정 체계가 미흡한 저축은행을 언론 등에 공개하겠다, 예대율(대출잔액/예금잔액)을 도입하고 고금리대출을 지속하는 저축은행은 일부 영업을 제한하겠다"며 세부적인 계획도 내놨다. 이날 행사가 금감원장으로서 그의 마지막 업무였다.

김 전 원장은 사퇴했지만 저축은행 고금리대출 관행 개선은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김 전 원장 취임 전 업무설명회에서 이미 이같은 감독 방향을 예고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도 저축은행 예대율 도입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금융그룹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사는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원장은 지난 10일 임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신한은행·카드·캐피탈에 대한 채용비리 검사를 지시했다.

당초 금감원 현업부서는 대대적인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때 신한은행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특혜채용 의혹이 20년 이상 과거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검사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의 공개 지시로 하루만에 입장이 뒤바뀌었다. 이에 대해 해외출장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 전 원장이 국면 전환용으로 검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7영업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20년이 넘게 지난 사례를 검증할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금감원 조직을 '김기식용'으로 정비하려던 계획도 추진이 어려워졌다. 김 전 원장은 지난 11일 경영혁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인력과 조직 등 경영시스템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정대로 TF는 3개월간 운영하지만 김 전 원장의 생각이 추가로 반영되기는 어려워 TF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금감원이 만든 각종 분석 및 통계 자료를 시장과 언론, 학계와 공유하라는 김 전 원장의 지시는 가급적 이어가겠다는 게 금감원 내부 방침이다. 하지만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 전 원장이 임원회의를 일괄보고 방식에서 현안 질의 및 토론 형태로 바꿨던 것도 "회의 주재자가 변경되는 만큼 회의 형태도 그에 따라 바뀔 것"(금감원 관계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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