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건전지 비싸진 건 버핏 탓?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8.04.17 14:45

수요둔화에도 가격 고공행진…WSJ "시장 장악한 듀라셀·에너자이저 수익 극대화 나선 탓"

사진=블룸버그

일회용 건전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 수요가 둔화하는 데도 가격 상승세엔 제동이 걸릴 조짐이 안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일회용 건전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건 양대 브랜드인 듀라셀과 에너자이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회용 건전지 가격이 최근 1년 동안 8.2% 올랐다. 같은 기간 전반적인 생활소비재 물가 상승폭은 1.8%에 그쳤다. 미국 내 일회용 건전지 가격은 2013년 개당 평균 6.06달러에서 올해는 7.01달러로 뛰었다.

WSJ는 건전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건 듀라셀과 에너자이저가 시장 점유율 경쟁 대신 수익에 집중하게 된 탓이라고 지적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두 회사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할인 경쟁을 벌였다. 듀라셀의 모회사였던 프록터앤드갬블(P&G)과 에너자이저의 엣지웰은 수익성이 높은 면도기 사업에 집중하느라 건전지 사업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P&G와 엣지웰은 각각 '질레트'와 '쉬크'라는 브랜드로 면도기 시장에서 경쟁했다.

건전지 시장의 변화는 2014~2015년에 찾아왔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2014년 P&G에서 듀라셀을 인수했고 에너자이저는 엣지웰에서 분리됐다. 이때부터 듀라셀과 에너자이저는 수익 극대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두 회사가 미국 알카라인 건전지 시장의 80%를 장악하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은 의미를 잃었다. 에너자이저는 지난 1월 미국 3위 업체인 레이오백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빌 차펠 선트러스트 애널리스트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듀라셀을 인수하자마자 가격 할인이 줄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듀라셀과 에너자이저가 아마존의 온라인 저가 공세를 피한 것도 건전지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건전지는 필요할 때 당장 써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이 미미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아울러 대대적인 광고 공세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듀라셀과 에너자이저의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저가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충전용 건전지를 사용하는 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비상용품이나 저가 장난감 등 일회용 건전지 수요는 아직 탄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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